강원랜드가 내년 실적추정치를 지나치게 축소 전망한 데 대해 회계 투명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외국계 크레디리요네(CLSA) 증권은 23일 강원랜드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충분한 근거나 설명 없이 비현실적으로 낮은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신뢰도 하락과 더불어 회계투명성에 의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투자등급을 '매도'로 낮췄다. 강원랜드가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는 달리 내년 순이익을 올해보다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발표한데 대해 증권가에선 "석연치 않다"며 '이익 빼돌리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선 것.
강원랜드는 지난 17일 공정공시를 통해 내년 순이익이 1,600억원 수준으로 올해(2,300억원)보다 30% 줄어들고 매출도 5,613억원으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발표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그동안 강원랜드의 수익성을 높이 평가해온 애널리스트들은 한결같이 "비현실적인" 실적 추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애널리스트사이에선 단순한 보수적 전망에 따른 '공시 해프닝'이냐 '심각한 의혹'이냐를 놓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강원랜드 주가는 17일 이후 10%가까이 빠져 12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현대증권 한승호 연구원은 "내년에 메인 카지노 개장으로 방문객이 늘어나더라도 고액 베팅자들이 감소할 경우 매출이 줄어 5,600억원대에 머물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떨어뜨렸다.
그러나 굿모닝신한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보수적인 실적 전망은 내년 메인 카지노 개장 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며, 카지노 수익을 낮춰 잡은 것은 공기업 입장에서 문화관광부와의 카지노 영업권고안 협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일 뿐 실제 수익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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