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994년 5월 영변의 5㎿ 원자로에서 꺼낸 폐연료봉 8,010개는 '미래의 핵'으로 간주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시찰 1호였다. 미국과 IAEA는 제네바 합의에 따라 폐연료봉을 밀봉했을 뿐 아니라 저장시설 자체를 봉인, 감시해왔다.IAEA가 폐연료봉을 봉인한 것은 물론 북한의 핵개발 저지가 목적이었지만 북한식 단순 수조 보관을 방치할 경우 부식돼 핵 물질이 유출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봉인작업은 미국의 NAC사가 580만 달러를 들여 96년 5월부터 3년간 실시했다.
당시 NAC사는 저수조에 임시 보관 중이던 폐연료봉을 세척·건조한 뒤 특수 제작된 둥근 스테인리스 통(직경 90㎝)에 22개씩 채워 다른 수조에 넣었다. 화학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통에는 아르곤 가스가 주입됐다. 스테인리스 통은 다시 10개씩 줄에 묶여 수조 선반에 연결됐다. IAEA는 모든 스테인리스 통에 전자식 시건 장치를 설치했는가 하면, 통을 연결하는 줄까지 봉인했다. 물론 수조 등 저장시설 곳곳에 24시간 감시카메라를 설치, 가동했다.
북한은 최근 이 스테인리스 연결 줄의 봉인을 떼어내고 감시 카메라의 방향을 돌려놓거나 테이프를 붙여 작동 불능상태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5 MW 원자로에서 인출된 핵연료는 정상적인 중성자 조사 등을 거치지 않은 채 전량이 꺼내졌기 때문에 '사용 후 핵연료'가 아니라 폐연료봉으로 불린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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