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좁거나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계식 자동 주차설비입니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이 무주공산이어서 수요는 무궁무진합니다."시마텍 반원익(潘元益·39·사진) 사장은 우리나라 업체가 기계식 주차설비 선진국인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을 따돌리고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도 내수시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반면 일본, 독일, 이탈리아는 이미 자국 건물 대부분에 기계식 주차장이 설치됐습니다."
반 사장이 노리는 세계제패 청사진의 근거이다. 시마텍이 후발업체이긴 하나, 탄탄한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선진국 기업보다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 또한 미답(未踏)의 아시아시장으로 진출하기엔 최적이라고 설명한다. 시마텍은 인도와 중국에서 협력업체 선정을 끝마쳤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아시아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매출액을 100억원까지 끌어올린 다음, 내년에는 수출액을 덧붙여 200억원으로 배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부문에서는 이미 세계 1위 기업입니다." 시마텍은 1996년 6월 이탈리아 포탱그룹으로부터 기계식 주차설비 계열사인 시마파크를 사들임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판매망을 고스란히 들여왔다. 또 주차설비의 고장을 컴퓨터로 원격 수리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개발(내년 중 출시), 해외 진출의 준비를 마쳤다.
물론 반 사장에게도 남 못지않은 고난은 있었다. IMF 위기 때 대형건설사의 하청이 일방적으로 끊겼고, 협력업체의 어음은 잇따라 부도났다. 신규 물량도 자취를 감춰 시마파크 인수대금을 제대로 갚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파산 직전이었죠.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시마텍은 벌써 사라졌을 겁니다."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대학(고려대 경영대 74학번) 친구들이 경영대 학생회장과 동기회 회장을 지낸 반 사장을 돕기 위해 250억원(누계액)을 선뜻 내놓은 것이다.
아직도 그 돈을 다 갚지 못했다는 반 사장은 "고마운 친구들의 성의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세계 1위가 될 겁니다. 5년만 기다리세요. 시마텍은 세계에서 기계식 주차설비를 제일 많이 파는 기업으로 우뚝 설 테니까요"라고 다짐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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