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가대표 사령탑후보를 발표한 대한축구협회는 "구구한 억측과 하마평이 쏟아져 메추와 코엘류 감독 2명으로 압축된 명단을 공개키로 했다"고 밝혔다. 실무책임자는 접촉 사실만 알려져도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원칙에 따라 함구로 일관했지만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도 언론이 제대로 된 상황인식이나 근거 없이 후보를 마구잡이로 내세웠다며 비밀원칙을 깨뜨린 책임을 언론 탓으로 돌렸다. 실제 협회 안팎에서는 월드컵 우승경험이 있는 브라질의 스콜라리와 프랑스의 르메르 등 내로라 하는 감독들이 그럴 듯한 이유로 물망에 올랐다.그러나 협회의 설명은 궁색하다. 이 같은 일은 감독 선임이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예외 없이 반복돼 왔다. 거스 히딩크 감독 재영입 등을 둘러싼 논란 등 문제가 불거지면 협회는 "언론이 마음대로 써대 혼란을 빚었다"고 둘러댔다. 이번에도 협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접촉설은 물론 협상타결 임박설 등을 흘려왔다.
최종결정자도 아닌 후보를 드러냄에 따라 협회는 최종협상에서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대선 출마선언 이후 20일 처음으로 협회에 출근한 정몽준 회장이 지명도 등으로 볼 때 메추가 낫지 않느냐고 말해 이미 결정됐다는 설도 떠돌고 있다. 한 축구인은 "기술위원회에서 최종 검토한다는데 비교 평가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기술위는 또다시 거수기 역할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선 이후 화두가 된 환골탈태를 바라는 목소리는 축구협회에선 아직도 허공을 떠도는 듯 하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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