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상장·등록기업 대주주 2세들의 지분 세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2일 금융감독원과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상장·등록사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연중 최저점을 기록했던 10월 이후 집중적으로 대주주의 지분을 2세에 증여하거나 싼 값에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여 후계경영구도를 다졌다. 이는 상장·등록주식의 증여세 부과기준이 거래일 종가로 계산되기 때문에 주가 하락기에 증여하면 대주주 입장에서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데다 장내에서 사들이면 주가 부양과 매입비용 절감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금강고려화학 정상영 명예회장은 10월 보유지분 65만주(5.78%)를 증여 형식으로 정몽진 회장 등 세 아들에게 나눠줬다. 정 회장은 38만주(3.38%)를 받아 지분율 13.88%를 확보했고, 금강고려화학 정몽익 전무와 금강종합건설 정몽열 부사장도 각각 18만주(1.6%)와 9만주(0.80%)를 증여 받아 지분율이 각각 6.60%와 2.30%로 올라갔다.
태영 윤세영 회장은 10월 중순 아들 윤석민 SBSi 대표에게 태영 주식 105만7,123주를 전량 상속했고, 윤 대표는 지분율 24.98%로 태영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일고무벨트 김도근 회장의 손자인 김세연 상무도 10월 말 김 회장과 친인척 2명에게서 주식을 증여 받아 지분율을 6.89%로 끌어올렸다.
2세 경영진이 지분 매수와 전환사채(CB) 전환 등을 통해 대주주로 올라선 경우도 크게 늘었다.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식 상무는 10월 한국타이어 주식 21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여 지분율을 5.87%로 높였다. 일양약품 정도언 회장은 10월 말 부친 정형식 전 회장의 보유지분 전체를 장외에서 사들여 최대주주(지분율 18.28%)가 됐다.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 국정본 대표는 6월 전환사채의 주식전환을 통해 35.49%의 지분을 확보, 부친 국쾌남 회장 대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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