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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 다리에 드러난 푸른혈관… 심장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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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 / 다리에 드러난 푸른혈관… 심장을 위협

입력
2002.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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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김모(26·여)씨는 언제부터인가 치마를 입지 못하고 있다. 다리에 푸른색 혈관이 드러나 보기에도 끔찍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금 부위에는 혈관이 거미줄 모양으로 튀어나와 도저히 다리를 내놓고 다닐 수가 없다. 고민 끝에 찾은 병원에서 김씨는 '하지 정맥류(下肢 靜脈瘤)'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 정맥류는 간호사, 교사, 요리사, 헤어 드레서, 백화점 직원, 스튜어디스 등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주로 많이 나타나며 우리 나라에 100만 명 이상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정맥류 방치하면 심장에 부담

하지 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푸른색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두드러져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오랫동안 서 있거나 평상시 다리를 꼬고 앉는 등 자세가 나쁜 경우나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심장에 피를 보내는 정맥 판막이 망가진다. 이렇게 되면 피가 심장 쪽으로 흐르지 않고 발끝으로 역류하면서 정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하지 정맥류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 정맥류가 생기면 혈관이 부풀고 정맥에 염증이 생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심장에도 부담을 준다. 따라서 심장이 약한 사람의 경우 하지 정맥류를 방치했다가는 자칫 큰 일을 당할 수도 있다. 강남연세흉부외과 김해균 원장은 "하지 정맥류 환자의 대부분은 말기가 되어서야 치료를 하지만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래 서 있을 때 다리 움직여야

하지 정맥류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 적절한 운동과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부득이 오래 서 있어야 한다면 다리에 힘을 주었다 뺐다 하는 동작을 하거나 제자리 걷기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원활히 되도록 하는 것도 좋다. 김해균 원장은 "오랫동안 서서 일해야 하는 사람은 쉬는 동안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 올리면 정맥 판막에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종아리가 붓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붓기가 심하다면 발목에서 무릎을 향해 쓸어 올리듯 마사지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임신으로 인한 일시적인 정맥류나 초기 정맥류일 경우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는 것만으로도 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피부 절개하지 않고 치료 가능

과거에는 정맥류 부위를 절개하고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제거하는 수술밖에 치료법이 없어 수술 후 흉터가 남아 환자의 만족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혈관에 직접 삽입해 치료하는 레이저가 개발돼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는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법은 시술시간이 회당 20∼30분 정도로 짧고, 치료 후 곧바로 정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다"고 말했다. 수술요법도 최근에는 전신 마취나 입원하지 않고 할 수 있어서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이외에 문제되는 혈관에 약물을 주입해 혈관을 굳힌 다음 압박붕대로 감싸 굳은 혈관이 정상 조직으로 흡수되도록 하는 약물 경화요법과 혈관 안쪽에 광투시경을 비춰 주사침 모양의 전동형 정맥 적출기로 제거하는 방법 등이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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