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산업의 흥망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벤처 육성에 대한 많은 우려와 대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출규모가 큰 일부 벤처기업은 독자적인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나,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대다수의 벤처기업은 바이어 발굴, 자금 조달, 기술 개발, 전문인력 및 시장정보 부족 등의 순으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해외진출을 시도한 벤처기업 조차 국가별 정보나 시장전략 부재 및 수출제품의 사후관리(A/S) 소홀로 실패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벤처기업의 최대 난관은 판매다. 국가의 네임밸류, 기업의 신뢰성과 마케팅 비용의 한계가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아무리 우수한 제품이라도 국가 브랜드 파워의 열세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해외 진출시 국내 개개 벤처기업의 신뢰성 또한 문제다. 상품가치가 뛰어나고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생산한다고 해도 이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의 연속성이나 유수 회사에 대한 납품실적 등을 요구하는데 그 보장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선진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중개인(Sales Lab) 라인'을 확보하거나 이용하기가 어렵다. 설사 이들을 찾아서 수출이 성립된다고 해도 그들이 요구하는 비용을 일개 벤처기업이 감당하기가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또 대다수 벤처기업이 우수한 성능과 기능을 지닌 제품을 생산하지만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디자인 개발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
벤처기업이 크게 성공하고 있는 싱가포르나 스위스 등은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입안돼 있으나 우리의 경우 이러한 현장의 애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 '벤처 수출대행사' 설립을 제안한다.
동일한 산업부류를 모아 세계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승부하자는 것이다. 전세계에 지사를 갖고 벤처기업에 대한 마케팅과 수출을 전담하는 회사를 국가적 차원에서 설립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벤처기업은 본연의 개발업무에만 충실을 기할 수 있으며, 수출대행사는 판매 대행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의 PC주변기기 벤처기업의 경우 규모가 영세하여 독자적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컴덱스 등 세계 유명 전시회에 개별적으로 참가하기보다 한 개의 브랜드를 사용하는 수출대행사 차원으로 참여하면 쉽게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벤처기업이 겪는 A/S와 현지 창고 문제 등 여러가지 애로사항을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독자적인 생존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종합적 검증을 통해 우수한 벤처기업을 발굴할 수도 있으며,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벤처자금 지원효과 또한 극대화할 수 있다.
벤처기업의 내부 부실과 코스닥 시장의 붕괴 우려 속에서도 한국의 벤처기업은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장점을 극대화 하고 단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종합적인 '벤처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야 하겠다.
이 종 훈 (주)알파비전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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