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마침내 핵시설 봉인과 감시카메라의 제거작업을 시작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전해졌다. '벼랑 끝 전술'의 구체적인 실행에 돌입한 셈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는 22일 전력생산에 필요한 핵시설의 봉인과 감시카메라 제거작업을 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 설치된 봉인 대부분을 제거했다고 확인했다."미국이 중유제공 의무를 지키지 않아 이 문제가 발생했다"는 북한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는 IAEA가 경고한대로 북한 핵 문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기에 직면했음을 말한다. 안보리 회부는 곧 북한에 대한 유엔의 집단제재 임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거듭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원자로를 재가동하여 플루토늄을 추출하더라도 핵 개발까지는 아직 몇 단계가 남아 있기는 하나, 북한의 핵 개발 포기는 북한의 전통적 맹방인 중국과 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합의다. 미국은 북한공격 계획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라크 사태가 금명간 일단락진다면 다음 공격목표는 북한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금은 남한에 새 대통령이 선출되어 대북·대미관계 등을 조율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이른 방미가 합의된 시점에, 북한이 외교적 고립주의와 벼랑 끝의 모험주의를 버리고 보다 성숙한 자세로 한반도에 함께 평화를 정착시키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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