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영화는 예술영화가 해외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아시아의 영화 산실로 떠오른 반면, 상업적으로는 블록버스터의 실패와 조폭 및 섹스 장르의 양산이 극명히 대비된 한 해 였다.■임권택 감독 등 해외 영화제 잇단 수상한국영화의 예술적 성취의 상징적인 인물이 바로 임권택 감독(66). 임권택 감독은 올해 조선시대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취화선'으로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공동수상,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예술적 성취를 알렸다.
5월 이후 '취화선'은 카를로비 바리, 멜버른, 시카고, 뉴욕 등 20여개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임 감독은 "칸 수상 이후 너무 좋은 일만 생겨 이젠 두려운 생각이 든다. 호사다마인데…"라며 올 한해를 곱씹었다. 임 감독은 내년 6월 첫 촬영을 목표로 시나리오 작업 중. "새 영화는 60, 70년대 유신시절을 산 이들의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도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 여우주연상등을 수상하며 김 감독의 쾌거를 이었다. 때문에 해외영화계에서는 한국을 아시아 작가주의 영화의 새로운 산실로 주목하고 있다.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 등의 작가주의 영화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이 산업적으로, 예술적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영화제 수상으로 그 과실을 따내 한국 영화는 아시아 영화의 중심축으로 급부상했다.
1. 할리우드 "한국 영화야 놀자"
'달마야 놀자' '시월애'등 리메이크 판권이 잇달아 판매됐고,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은 할리우드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강우석 감독이 연출할 '실미도'와 장윤현 감독의 'Things Changes'의 한국판 리메이크작에도 할리우드 제작사가 투자한다.
2. 대마필사?
이른바 '충무로 3대 재앙'으로 불리는 '예스터데이' '아유레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등 대형 예산 작품이 잇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한국영화의 블록버스터 제작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3. '빨간 책' 이젠 영화로
지난해 붐을 이뤘던 조폭 코미디는 올해 '버전'을 바꾸며 더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을 유혹했다. '보스상륙작전' '2424' '가문의 영광'에 이어 청소년 및 대학생 섹스 코미디가 늘어 '몽정기'와 '색즉시공'이 동시에 '대박'을 터뜨렸다.
4. 할머니를 '집으로…'
7세 손자와 77세 청각장애 할머니의 사랑을 그린 중예산 영화 '집으로…'가 4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유사한 개념의 CF와 '향수' 상품을 유행시켰다.
5. '죽어도 안돼'에서 '죽어도 좋아'로
70대 노인의 성생활을 그린 '죽어도 좋아'가 2차례의 제한등급을 받은 끝에 18세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했다. 이 영화는 표현의 자유 논쟁과 더불어 노인의 성 향유권이라는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6. "친구 아니었네"
지난해 전국 800만명을 동원한 '친구'의 제작사인 코리아픽쳐스, 감독 곽경택측과 배우 유오성측이 '챔피언'의 초상권과 관련,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으며, 곽 감독은 조폭에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무혐의처리되는 등 '침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7. 멀티만 상대한다?
지난해 신촌아트홀 씨넥스 파고다극장 등 7개 단관이 문을 닫은 반면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는 주택가까지 파고들며 시장을 장악중. 자본력이 극장사업의 관건이 됐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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