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개표 결과 한나라당 지도부와 선거대책본부 핵심 의원들의 지역구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득표가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중앙의 선거운동에 치중하는 바람에 불가피했다는 동정론이 없지 않으나 "지역구도 못 챙기고 어디서 표를 얻느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서울은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45%를 득표, 노무현(盧武鉉) 후보에 6.3% 포인트 뒤졌다. 그러나 선거를 총지휘한 서청원(徐淸源) 대표 지역구인 동작구에서 이 후보는 노 당선자에게 10.5% 포인트나 졌다. 정형근(鄭亨根) 김문수(金文洙) 의원 등과 함께 '재선 3인방'으로 불리며 대선기획단에서 선거전략을 주도한 이재오(李在五) 의원의 은평구에서도 이 후보는 11.1% 포인트 졌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부천 소사에서도 이 후보는 40.9%로 노 당선자(53.8%)를 크게 밑돌았다.
이 후보의 텃밭인 부산·경남에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노 당선자가 39.7%를 득표, 이 후보가 경남 최저 득표율을 보인 김해는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의 지역구다. 그나마 김해는 노 당선자의 고향이라는 특수 요인이 있다. 부산에서 이 후보의 득표율이 가장 낮은 사상구(62.3%)는 권철현(權哲賢) 비서실장, 부산의 평균 득표율에 미달한 북구와 강서구는 정형근 의원 지역구다.
신경식(辛卿植) 대선기획단장도 충청권에 불어 닥친 '노풍'에 맥을 쓰지 못했다. 이 후보는 신 단장의 지역구인 청원군에서 38.5% 득표로 노 후보에 16.5% 포인트 졌다. 충북 평균 득표율차 7.5% 포인트의 2배를 넘는 차이다. 자민련 출신으로 충청권 선거를 지휘한 김용환(金龍煥·충남 보령) 고문과 강창희(姜昌熙·대전 중) 최고위원 지역구에서도 이 후보는 노 후보에 10% 포인트 이상 뒤졌다. 주요 당직자 가운데 유일하게 이규택(李揆澤·경기 여주) 총무만 지역구에서 이 후보에게 승리를 안겼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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