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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 / 내·외신 기자회견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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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 / 내·외신 기자회견 안팎

입력
200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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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당선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며 '안전운전'을 시도하는 등 후보 시절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히 북핵문제와 정계개편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피한 채 수위를 조절했다.노 당선자는 북핵 문제에 관한 질문에 "선거 과정서 밝힌 여러 구상은 외교·안보 상황과 정보를 고려하지 않고 대강 짚었던 것이므로 정부 담당자의 의견을 들은 뒤 책임 있게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제 국정을 책임지게 된 입장에서 경솔한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오지 않겠다는 의지가 얼굴 표정에도 나타났다.

이런 조심성은 정당개혁과 경제정책 발언에도 반영됐다. 노 당선자는 당·정분리와 정당개혁의 자발성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은 정계개편을 할 수도 없고 국민적 역풍만 맞는다"며 인위적 정계개편 논란을 사전 차단했다. "경기 정책은 전문팀에 맡겨야지 대통령이 직접하면 큰 오류가 생긴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동안의 직설적 화법이나 자극적 발언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과장된 제스처도 볼 수 없었다.

노 당선자는 대국민 연설문을 낭독하면서 당초 문안에 포함됐던 '언론·법조 개혁' 등 민감한 사안은 거론도 하지 않고 넘어갔다. 당선 초기부터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가 역력했다.

그는 그러나 답변이 너무 피상적이었다고 판단한 듯, 회견 말미에 "잠깐만, 한 마디만 하겠다"며 보충답변을 자청했다. 그는 "이론적 부분에 치우쳐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을 얘기 못했다"며 서민경제 안정책과 재벌정책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은 국내외 보도진과 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 5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또 노 후보 답변 도중 청중석에서 몇 차례 박수가 터져 나와 회견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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