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완료된 16대 대선 개표 결과 접경지역, 후보 고향, 서울의 25개 구(區)별 득표율 등이 눈길을 끌었다.■접경지역
휴전선과 맞닿은 강원과 경기 북부의 대다수 지역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승리했다. 강원의 경우 고성에서만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우세했고 철원, 양구, 인제 등에서는 노 후보가 이겼다.
경기의 경우 파주에서는 이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으나 김포와 연천에서는 노 후보가 이겼다. 노 후보 선전은 지속적 남북교류를 통한 접경지역 발전을 바라는 민심이 투영된 데다 이 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군인 가족이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서 이 후보는 15대 대선 때도 고전했다.
■서울지역
서울 25개구 중 강남구와 서초구를 제외한 23개 구에서 노 후보가 승리했다. 강남구에서 이 후보는 57.5%를 기록, 노 후보의 39.6%에 크게 앞섰다. 송파구와 강동구에선 노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이겼다.
■후보 연고지
이 후보는 선영이 있는 충남 예산에서 72%의 득표로 이겼다. 반면 노 후보는 고향인 경남 김해, 국회의원 선거구였던 부산 동구와 부산 북·강서 을 등에서 이 후보에게 졌다. 김해에서 노 후보는 경남 평균 득표율(27.1%)보다 높은 39.7%를 득표했다.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 후보는 고향이자 지역구인 경기 포천에서 9.4% 득표로 3위에 그쳤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고향인 경남 산청에서 전국 평균(3.9%)보다 높은 5.6%를 얻었다.
■변수 지역
이번에도 충청권은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노 후보는 대전 10만 2,286표, 충남 9만 9,421표, 충북 5만4.579표 등 25만 6,286표를 이 후보보다 더 얻어 승기를 잡았다.
후보단일화 운동을 주도하다가 민주당을 나가 한나라당으로 옮긴 김원길(金元吉) 박상규(朴尙奎) 의원 지역의 노 후보 득표율은 주변 지역보다 높았다.
김원길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구에서 노 후보는 56.1%를 얻어 이 후보(39.9%)를 큰 차로 눌렀다.
선거 전날 밤 노 후보 지지 철회를 선언한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지역구인 울산 동구에서는 노 후보가 47.9%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중립'을 선언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의 고향인 부여와 이 후보를 지원한 자민련 이인제(李仁濟) 총재대행의 지역구인 논산·금산에서도 노 후보가 25% 포인트 이상 차이로 이 후보를 눌렀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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