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아들이지만 평범하게 살았다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외아들인 건호(建昊·29·LG전자 근무·사진)씨는 20일 서울 여의도 LG전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심정을 밝혔다. 언론사로부터 취재요청이 폭주하자 기자간담회를 마련한 노씨는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면서 "취재 기자들이 이렇게 엄청나게 모일 줄 몰랐다"며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회견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폭주하는 전화로 선배 사원들에게 지장을 줘 간단히 설명한다는 의미에서 자리를 마련했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노씨는 "선거 전날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해 불안했지만, 승패를 떠나 아버님이 이번 선거를 치르며 국가에 많은 공헌을 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출구조사가 나왔을 때 상당히 기뻤고 순위가 역전됐을 때는 조마조마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는 "경선이 끝나고 가족끼리모여 '대통령의 자녀지만 평범하게 사는 선례를 만들어 보자'고 각오를 다졌다"며 "회사는 계속 다닐 것이며 보통 신입사원으로 대해줬으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아버지의 재벌개혁과 자신의 대기업 입사에 대한 견해를 묻자 "재벌은 고도 성장기의 부작용으로 나온 문화적 현상이지만 대기업은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 개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연세대 법대를 졸업한 뒤 8월부터 LG전자 업무혁신팀 IT인프라그룹에서 근무하고 있는 노씨는 25일 대학시절부터 사귀어온 배정민(26·대학원재학)씨와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배씨의 부친은 김해지역 농협에서 전무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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