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오는 새 책도 따져보면 오랜 기간 축적된 지식의 결과물 아닙니까. 뿌리 깊은 나무가 가지가 번성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듯이 옛 책은 문화를 살찌우는 지식의 보고입니다." 20일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연 한국고서연구회의 김용수(金鏞秀·63·한성대 경영대 교수) 회장은 "창립 당시 16명이던 회원이 200여명으로 늘었지만 대부분 50대 이상"이라며 "옛 책에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할 지혜를 얻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옛 책 수집가들의 모임인 한국고서연구회는 1982년 5월 한국고서동우회로 출범했다가 90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했다. 83년 신출판 100년 기념 도서전을 비롯해 20여건의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매달 주제를 정해 고서연구 발표회를 열고 있다. 특히 회원들이 대학 연구원 등에 어렵게 모은 장서를 기증해 고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고서 연구를 활성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연구회는 당초 가을쯤 희귀본 전시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장소가 여의치 않아 최근 발간한 회보 '고서연구' 20호에 귀중본 목록과 사진을 싣는 것으로 대신했다. 몇몇 회원은 이날 서울 중학동 송현클럽에서 열린 20주년 기념행사에 조선 정조의 친필어묵(御墨), 정약전의 '자산어보' 친필본 등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귀중본 일부를 들고 나와 선보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고서하면 한자로 된 책만 떠올리지만 한 세대를 넘겨 대략 40년 지난 것이면 모두 포함된다"면서 "옛 책이 소장가 개인의 보물에 그치지 않고 문화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연구자들에게 공개와 기증을 더욱 활성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