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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 / 곳곳마다 "노무현 얘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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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시대 / 곳곳마다 "노무현 얘기꽃"

입력
2002.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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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왜 대통령 당선자를 '바보 노무현'이라고 부르는 거죠?" 경기 M중학교 김모(26) 교사는 20일 2학년 영어 수업에 들어갔다 갖가지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김 교사는 "'누구를 찍었느냐' '새 대통령은 미국의 사과를 받아낼 수 있느냐' 등 예비 유권자들의 궁금증도 끝이 없었다"고 전했다. 물론 학교에 출근하자마자 동료 교사들과 지난밤 대선 개표 과정을 화제로 한참을 이야기한 뒤였다.20일 온 나라의 화제는 새로 선출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였다.

직장과 대학가, 경로당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은 모두 새 대통령 당선자 이야기로 시끌벅적했던 것.

새벽까지 개표 방송을 보며 술까지 마셔 오전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M사 윤법상(尹法相·29)씨는 "하루 종일 직장상사에게 '노무현 당선자처럼 실패를 두려워 말고 뚝심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며 시달렸다"고 말했다.

회사원 서길용(徐吉容·30)씨는 "직장 동료와의 당선자 맞히기 내기에서 이겨 점심을 공짜로 해결했다"며 "식사 내내 노 당선자의 우직하고 소탈한 모습이 화제였다"고 전했다.

학기말 시험이 끝난 대학가 종강파티의 이야기 주제 역시 노 당선자. 20일 종강파티를 한 고려대 문과대 구성미(具成美·20)씨는 "개혁과제, 미국과의 관계 설정 등 노 당선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난상토론이 이어졌다"고 귀띔했다.

친구들과 노 당선자 얘기를 나누고 싶어 일부러 학교에 나왔다는 이준원(李埈源·22·한양대 경제2)씨는 "월드컵 4강 진출 때만큼이나 기쁜 밤이었다"며 "친구들 모두 노 당선자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개봉2동 경로당에 나온 최부호(崔富浩·80)씨는 "장기를 두건 화투를 치건 노 당선자 이야기뿐이었다"며 "노인복지 문제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대부분이었다"고 소개했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김동춘(金東椿) 교수는 "단순히 당선자 개인을 이야기의 소재로 삼는데 그치지 말고 개혁과제 실천에 온 국민의 실질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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