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선 투표율은 박빙의 선거양상, 날씨 등으로 적어도 75% 가량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역대 대선 최저치인 70.2%에 그쳤다. 대선 투표율이 70% 대로 내려간 것은 31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번 97년 대선(80.7%)에 비해서도 무려 10%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투표율 하락은 최근 선거의 추세다. 또 양자구도도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투표율이 79.8%에 그친 1971년 7대 대선이 박정희(朴正熙)-김대중(金大中) 후보간 양자대결이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그러나 투표율이 급락한 데는 18일 밤 전격 발표된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철회가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온 울산은 15대 때보다 11.1% 포인트 낮은 70.0%의 투표율을 보였다. 단풍(單風)의 직접영향권으로 꼽힌 충청권에선 충남이 65.9%로 전국최저를 기록했고, 대전 67.4%, 충북 67.9% 등 지난 선거보다 10% 이상씩 투표율이 떨어졌다. 정 대표의 지지 철회에 따른 파장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 총재의 선거 중립 선언이 이 지역의 투표율 하락 폭을 늘렸다는 분석도 있다.
반면 한나라·민주당의 텃밭인 영·호남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TK·PK 지역은 한결같이 71%대를 기록했다. 특히 광주는 77.7%로 전국 최고였고, 전남 75.7%, 전북 74.1% 등으로 투표율 1∼3위를 차지했다. 호남의 높은 투표율 역시 '지지철회'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선관위 조해주(曺海珠) 상황실장은 "각 진영의 치열한 선거전에도 불구하고 막판까지 부동층이 폭 넓게 나타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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