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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노무현 / 鄭, 盧지지 철회 진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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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노무현 / 鄭, 盧지지 철회 진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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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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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18일 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 철회를 전격 선언한 배경은 무엇일까. 정 대표의 폭탄 선언은 노 후보에게 적지 않은 심리적 충격을 주었지만 노 후보가 이를 극복,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상처만 커졌다.이런 위험을 무릅쓴 정 대표의 결정은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했다. 우선 정 대표는 노 후보측의 태도로 보아 국정 공동 운영 합의가 지켜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노 후보의 정책 노선에 대한 불신이 컸다. 이밖에도 사전 결심설, 한나라당과 미국, 현대 개입설 등이 나오고 있다.

■서울 명동·종로 유세

18일 저녁 6시30분 서울 명동 유세장. 노 후보는 재벌 개혁을 강조하면서 정 대표의 협조를 당부했다. 또 "미국과 북한이 싸우면 우리가 말린다"고 북미간의 전쟁 가능성을 거론했다. 정 대표는 나중에 이 발언을 지지 철회의 명분으로 삼았다.

저녁 7시30분 종로 유세장. 노 후보는 연설 도중 "'다음 대통령은 정몽준'이란 피켓을 든 사람이 있는데 너무 속도 위반하지 말라. 대찬 여성인 추미애(秋美愛) 최고위원도 있고, 제가 흔들릴 때 받쳐준 정동영 고문도 있다"고 면전에서 정 대표를 격하했다. 저녁 8시 정 대표는 저녁 식사를 하며 공조 파기 여부에 대한 당직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밤 10시 음식점을 나선 그는 "정책 공조가 흔들리는데 그냥 가면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며 대변인에게 성명 발표를 지시했다.

■공동정부 운영에 대한 신뢰 붕괴

통합21은 노 후보의 차기 대선 구도 관련 언급을 근거로 '국정 공동 책임' 합의의 신뢰성을 의심해 왔다. 정 대표의 한 측근은 "노 후보측이 벌써 본심을 드러낸 것을 보고 공동정부 운영은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행 대변인은 "배신과 변절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노 후보의 정책 및 스타일에 대한 불신

노 후보가 유세나 TV토론에서 대북·대미 정책, 재벌 개혁에 대한 소신을 강조한 것도 정 대표에게는 불만이었다. 통합21 핵심 당직자는 "16일 TV토론에서 노 후보는 교육부 폐지 문제와 대북 현금 지원 문제에 대해 양당의 정책 조율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그대로 밝혔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측근은 "북한 및 미국, 노동 문제에 대한 노 후보의 연설 내용을 들으며 정 대표는 포퓰리즘으로는 국정 안정을 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노 후보가 16일 사석에서 "집권하면 정계개편을 추진하고 정치개혁추진위를 설치해 문성근, 유시민씨 등을 참여시킬 것이다. 정 대표측도 참여할 수 있는데 나는 정 대표를 잘 모른다"고 말한 것도 정 대표로서는 참기 힘든 내용이었다.

■사전 결심설

정 대표가 사전에 결심을 굳혔다가 되돌릴 수 없는 시점인 선거일 전날을 택해 공조 파기에 나섰다는 주장도 있다. 통합21의 한 당직자는 "정 대표는 노 후보와의 공동유세 합의 직전인 11일 오후 당직자들에게 공조 파기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며 "고민하던 정 대표가 유세 사건으로 최종 결심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정 대표는 각료 배분 등에 대해 노 후보가 거부한 데 대해 누적된 불만을 표출한 것인지, 한나라당과 현대그룹 나아가 미국의 압력 에 굴복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또 한나라당 일부 당직자는 "18일 저녁 여론조사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정 대표가 발을 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정 대표는 18일 저녁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일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나 현대 등이 정 대표 주변 인사를 통해 "급진세력이 집권하면 회사 운영이 어렵다"고 정 대표를 설득했을 개연성은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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