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투자증권과 대신증권 홍콩현지법인에서 대형 미수사고를 일으키고 시세조종 혐의까지 받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19일 금융감독원과 코스닥위원회에 따르면 LG증권에서 1,700억원 대의 미수사고를 낸 외국인 투자자들 중 7명이 가야전자의 주요 주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8월 이후 3개월 만에 이 회사 지분을 27%나 늘렸고, 이 과정에서 개인들이 '외국인 선호주'로 여겨 추종 매매하는 바람에 주가가 2배 이상 폭등했다.
이들이 '진짜' 외국인인지, 아니면 내국인이 조성한 역외펀드의 '검은머리 외국인'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LG증권은 미수사고를 낸 12개의 기관고객 중 한 곳의 대표가 홍콩 영주권을 가진 한국인으로 파악됐을 뿐, 나머지 외국인 투자자의 정확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을 가장한 검은 머리 외국인이 불법적인 주식거래를 일삼다 적발된 사례가 있는 점을 감안, 이들도 순수 외국인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일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면 국내 규제를 피해 외국인 투자자로 가장한 의도가 단순 차익실현 이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를 파악하려면 자금 출처와 배후, 정확한 거래내역 등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수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관리를 해온 현지법인 직원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실체를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홍콩 현지에 가서 직접 조사에 나설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현지 감사를 벌이고 있는 LG증권 감사반을 통해 의혹을 풀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홍콩의 금융감독기관과 조사협조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지 않은 상태여서 국내인의 역외펀드로 추정되는 이들의 자금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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