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일상용품 가운데 가장 완벽한 상품 디자인은 무엇일까. 자동차나 멋진 핸드백 등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콜라병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콜라는 1950년 한국전쟁과 함께 국내에 소개돼 이제 국내에서도 독자 브랜드의 제품까지 나오고 있지만 콜라병은 여전히 코카콜라에서 만든 곡선 모양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콜라병은 여성의 유려한 몸매를 본따 만들었다는 게 정설로 알려져 있다. 코카콜라에서는 콜라병을 '윤곽선'이라는 의미의 영어단어 컨투어(contour)병이라고 부르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단어에는 '(여자)몸의 곡선'이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코카콜라의 설명은 다르다. 병의 원형은 1915년 미국 인디아나주의 루트 유리 공장의 알렉산더 사무엘슨과 얼 알 딘에 의해 고안됐다. 유사제품의 홍수 때문에 고민하던 코카콜로부터 다른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디자인을 요구받은 디자이너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 흐르는 듯한 세로 선이 돋보이는 코코넛 열매의 일러스트를 보고 밋밋하고 직선적인 다른 음료 용기와는 구별되는 지금의 디자인을 고안했다는 것. 병 자체를 약간 가늘게 하고 녹색을 유리병에 가미하는 등 정교함이 덧붙여져 지금의 병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콜라는 단순한 음료제품을 넘어 현대문화의 대표적 이미지로 통하고 있다. 콜라병의 이미지는 실제 '부시맨' 등 헐리우드 영화나 앤디 워홀의 작품 등에서 현대화의 상징으로 등장하고 있다. 영국의 현대 디자인 전문가 스티븐 베일리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표현력 있는 산업디자인의 영원한 걸작' 이라는 말로 콜라병의 탁월함을 표현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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