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노무현!" "오, 필승 노무현!"극적인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들은 20일 새벽까지 거리 거리에서 서로를 얼싸안으며 감격을 나눴다.
투표가 종료된 1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에 집결한 노사모 회원들은 곧 3,000여명으로 불어나 주변 거리를 온통 노란풍선과 개표응원 함성으로 뒤덮었다. 전광판의 개표상황을 초조하게 지켜보던 회원들은 오후 8시40분을 넘겨 역전이 이뤄진 순간 일제히 함성을 터뜨렸다.
"꿈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노사모 자원봉사단 지원팀장 정경원(鄭景元·35)씨는 불가능해 보였던 상황에서 기적을 일궈낸 2년간의 역정을 떠올리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회원들은 새벽까지 폭죽을 터트리며 환호한 뒤 인근 호프집으로 옮겨 자축파티를 벌였으며, 일부는 여의도 민주당사 주변으로 몰려가 "노무현"을 연호하는 등 마치 6월 월드컵 때와 같은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뿐 아니라 광주 금남로 등 전국 곳곳에서 노사모 회원들의 개표응원과 당선축제가 벌어졌다.
첫 자발적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는 2000년 총선에서 노 후보가 낙선했을 때 광주의 인터넷 꽃배달업체 직원이 제안한 게 출발점이 됐다. 현재 회원 7만여명에 달하는 노사모는 민주당 경선에서 위력을 발휘하며 본격적인 이목을 끌었으며, 이후 지방선거 패배 등 노 후보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노 당선자의 주요 지지기반인 젊은 네티즌들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마다 당선축하의 글이 쇄도했다. "가슴 벅차 엉엉 울었다"는 한 네티즌은 "노무현의 승리는 변화와 깨끗한 정치를 원하는 모든 네티즌의 승리"라며 즉석 축하모임을 제안했다.
이날 밤 신촌, 신림동, 대학로 등의 술집 등에서도 단체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환호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고 일부 식당은 술값을 즉석에서 할인, 박수를 받기도 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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