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에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당선됐다.노 당선자는 99.7% 개표가 진행된 20일 0시 30분 현재 1,198만1,000표, 48.9%의 득표율로 1,140만6,019표, 46.6%를 기록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2.3%포인트, 57만4,981표 차이로 이겼다.
56세로 첫 해방이후 세대 대통령이 될 노 당선자가 세대 대결 양상을 보인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것은 3김 시대의 완전한 퇴조 및 리더십의 세대 교체, 정권의 진보성향 강화 등의 정치적 의미와 함께 사회 전반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핵 문제와 한미 관계 등을 둘러싼 이념 대결 구도에서 미국과의 연관성이 약한 노 당선자가 승리함으로써 앞으로 대미 외교 기조도 적잖은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당선자는 지난 4월 국민 경선에서 '노풍(盧風)'을 일으켜 당선된 뒤 지지도가 급락해 한때 도중하차의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후보 단일화로 돌파에 성공, 결국 대선 승리의 영광을 따냈다.
개표 결과 노 후보는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51.3%, 인천에서 49.9%, 경기에서 50.7%를 득표해 44∼45% 득표에 그친 이회창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다. 또 표심의 가변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거론됐던 충청권에서는 노 후보가 50∼55%를 득표한 데 비해 이 후보는 39∼42%를 얻었다.
호남에서는 노 후보가 91∼95%를 얻은 반면 부산·울산·경남(PK) 대구·경북(TK) 등 영남에서는 이 후보가 70% 안팎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 영·호남 지역 대결 구도가 여전함을 확인시켰다. 노 후보는 PK에서 30% 미만, TK에서 18∼21%를 각각 기록했으며, 이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3∼6%에 불과했다.
노 후보는 개표 초반까지만 해도 이 후보에게 5%포인트 가량 뒤졌다. 그러나 수도권 득표가 본격 합산되면서 저녁 8시40분께 이 후보와 동률을 기록한 뒤 잠시 혼전을 벌이다 저녁 8시42분께부터 선두로 올라서 마지막까지 1위를 내주지 않았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전체 유권자 3,499만1,529명중 2,455만7,737명이 투표해 70.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는 1997년 제15대 대선의 80.7%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로 역대 대통령 선거사상 가장 낮은 것이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이동준기자 djlee@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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