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19일 밤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됨에 따라 향후 민주당의 진로 및 정계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노 당선자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선되면 본격적인 정치개혁과 민주당 개혁에 착수하겠다"면서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아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3김식 낡은 정치와 온갖 권력형 비리로 인한 부정부패 이미지가 깊이 각인된 민주당 간판을 내리고, 21세기 새 정치에 걸맞은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는 노 당선자가 그간 강조해온 지역과 인맥 중심의 정당 혁파 구상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노 당선자가 향후 당내 정치세력의 정비→ 문호 개방·인물 영입→ 취임 전 신당 창당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문호개방을 통한 당의 면모 일신은 곧 당의 주도세력 교체를 의미한다. 한 관계자는 "당내 주도세력 교체는 결국 동교동계 등 DJ정부 시절 잡음을 내거나 낡은 정치 행태를 보여온 당내 인사들과의 단절을 시사한 것"이라며 "노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몸소 실천한 만큼 이를 계기로 이념과 개혁성향을 주축으로 한 통합 신당을 창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개혁세력을 전면에 포진시키고, 개혁국민정당 및 국민통합21 등 외부 개혁 정파들과 함께 전국적 통합신당을 만들겠다는 얘기다. 노 당선자가 이날 당선이 확정된 뒤 개혁국민정당을 주도하고 있는 김원웅(金元雄) 의원과 유시민(柳時敏) 공동대표를 곧바로 찾은 것도 이같은 구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노 당선자는 나아가 한나라당내 개혁 인사들의 영입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신당 창당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정계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2004년 4월 17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무리하게 정치권재편을 추진하기보다는 일단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국을 이끌어 갈 개연성이 높다. 그러다가 총선 때 본격적으로 젊은 피를 수혈해 명실상부한 전국적 개혁정당 추진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당 개조 및 정치권 개편은 당내 지지기반이 미약한 노 당선자와 일부 당내 세력과의 마찰을 초래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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