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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노무현 / 선거전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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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노무현 / 선거전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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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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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는 막판에 '파란만장'하게 끝나버린 후보단일화와 관련된 뒷얘기가 많다.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지지철회 선언으로 긴박하게 돌아가던 19일 새벽에도 민주당 선대위 지도부 내에서는 격론이 벌어졌다. 노 후보가 정 대표의 집을 찾아갈 것이냐를 놓고 중진과 소장파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붙은 것. 신계륜(申溪輪) 비서실장 등 소장파는 "어차피 정 대표가 마음을 돌릴 것 같지 않는데 모양만 더 우습게 된다"며 만류했고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과 김원기(金元基) 정치고문 등 중진은 "후보 단일화는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노 후보의 등을 떠밀었다. 노 후보는 결국 중진들의 말을 들었지만 '마음에서 우러난'결정은 아니었다고 한다.

노 후보와 정 대표의 선거 공조도 쉽지 않았지만 부인들의 공조가 더 힘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노 후보의 부인 권양숙(權良淑)씨는 정 대표의 부인 김영명(金寧明)씨에게 여러 차례 사람을 보내고 직접 전화도 걸어 간곡하게 요청한 끝에야 겨우 선거 전날인 18일 부산에서 공동 유세에 나설 수 있었다.

노 후보는 18일 선고공조 파국을 부른 종로 유세 발언 말고도 실언이 많아 당직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 인천 유세 때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돈 되는 것은 수도권에 남기고 시끄러운 것은 충청도에 보내자"고 한 발언도 큰 실언으로 꼽힌다. 한화갑(韓和甲) 대표와 관련된 뒷얘기도 있다. 한 대표의 지원 유세를 놓고 수도권의 지구당들로부터 선대위 종합 상황실에 "한 대표의 유세는 DJ를 연상시켜 오히려 역효과"라는 보고가 잇따라 올라오자 선대위 지도부는 고민에 빠졌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한 대표에게 끝까지 예의를 지키려 했으나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한 대표가 18일 마지막 서울 유세에는 스스로 참가하지 않았다.

한나라당 18일 밤 9시40분께 서울 영등포역 앞 유세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국민을 사랑한다"며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려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그리고는 허허 웃으며 "나 못생기지 않았느냐"고 농담을 했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지지 철회 소식을 공식 발표 한 시간 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여유였다. 정 대표가 주재한 저녁 대책회의에 참석한 국민통합21의 한 인사가 박태준(朴泰俊) 전 총리에게 회의 내용을 전했고 그것이 서청원(徐淸源) 대표를 거쳐 바로 이 후보에게 전해졌다.

17일에는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과 이 후보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눈물을 터뜨렸다. 이날 처음으로 당내 조사에서 노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4.7%포인트)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진 데다 "이런 추세라면 역전 가능성이 있다"는 승리 예측이 곁들여진 때문이었다. 한나라당이 선거 기간 내내 여론조사 결과에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조사 결과가 아니었다면 이날로 예정된 부산 출신 의원들의 집단 삭발식이 감행됐으리라는 후문이다.

당 선거전략은 22일의 선거기간 동안 '포지티브'와 '네거티브'를 오갔다. 일주일마다 전략이 뒤바뀐 셈이다. 후보실 관계자는 "MJ 단일화 성사를 제대로 예측 못해 사실상 '정신적 무장해제' 상태로 선거에 임했다"고 털어 놓았다.

한나라당은 선거전 돌입 불과 이틀 만인 28일 도청 의혹을 제기하며 네거티브 공세로 돌아섰다. 도청 폭로와 네거티브 광고전이 노 후보의 '새 정치론'과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12월 첫주는 내내 책임론과 당내 전략 논쟁에 휘말렸다. 결국 7일 당 핵심부 회동에서 10여일 만에 방향 수정을 결정, 8일부터 각종 개혁성 회견이 이어졌다. 그러나 11일 노 후보의 '돈 되는 것은 남기고…' 발언으로 지지율 격차 축소 조짐이 보이자 다시 네거티브로 선회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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