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는 18일 밤 김행(金杏) 대변인을 통해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한 뒤 종로구 평창동 자택으로 귀가,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정 대표는 종로 유세장에서 곧바로 빠져나와 시내 음식점과 측근들과 긴급 회의를 갖고 격한 감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앞으로 몰려온 기자들이 인터폰을 통해 정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하자 집안의 한 남자가 "정대표는 집안에 없다. 벨 누르지 말라"는 말만 남기고 더 이상 응답을 하지 않았다.
밤 11시 10분께 정 대표를 수행하는 강 모 비서와 연예인 김흥국씨가 집안으로 들어갔고 밤 11시40분께 국민통합21 이인원 당무조정실장이 집 밖으로 나와 "정 대표는 집안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철회를 최소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장난하는줄 아느냐"고 일축했다.
노 후보는 이날 밤 긴급 대책회의를 가진 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 이재정(李在禎) 유세본부장 등과 함께 정 대표를 만나기 위해 평창동 자택으로 향했다. 노 후보 일행은 19일 0시5분께 정 대표 집 앞에 도착, 정 대표 면담을 유청했다. 노 후보는 기다리는 동안 기자들이 심경을 묻자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소"라며 입을 다물었다.
곧 이어 이인원 당무조정실장이 문밖으로 나와 "결례인 줄 알지만 정 대표가 술을 너무 많이 드셔서 주무시고 계신다. 만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정대철 위원장이 "그럼 사모님이라도 만나 뵙고 가자"라고 하자 이 실장은 "사모님도 만나고 싶지않아 한다.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0시10분께 되돌아 갔으나 정대철 위원장과 이재정 본부장은 계속 정 대표 집 앞에 머물며 면담을 요청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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