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소문동 명지빌딩에 문화·예술계 원로들을 위한 사랑방이 생긴다.학교법인 명지학원(이사장 유영구)은 18일 학원 소유의 명지빌딩 20층에 각계 원로들이 언제든지 들러 연구·집필, 만남의 장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태평관기숙당(太平館耆宿堂)'을 마련, 내년 초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태평관은 조선 전기 이 빌딩 터에 있던 명(明)나라 사절의 공관이며 '기숙'은 나이가 많아 덕망이 높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 즉 원로를 뜻하는 말이다. 명지학원은 이 공간에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말 그대로 옛 선비의 사랑방 역할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공간을 무대로 활동할 원로 모임의 명칭이기도 '태평관기숙당'은 종신 회원제(70세 이상)로 운영된다. 이우성 퇴계학 연구원장,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이상 문학) 고병익 전 서울대 총장,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이기백 서울대 명예교수, 차하순 서강대 명예교수(역사학) 김태길 서울대 명예교수(철학) 조남권 한서대 동양학 연구소장(한문학) 최석우 한국교회사 연구소 명예소장 신부, 한철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명예총장(신학)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의학) 박영숙 전 의원(환경) 여석기 고려대 명예교수(외국문학) 화가 권옥연(미술) 작곡가 김동진 황병기(음악) 차범석 예술원 회장(연극) 유현목 감독(영화) 김백봉 경희대 명예교수(무용) 조순 민족문화추진위원장 이현재 전 총리(경제학)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자연과학) 작가 한운사(언론) 이영덕 정원식 전 총리, 서명원 세계교육협의회 한국지회장, 정범모 한림대 석좌교수(교육학) 등 27명이 창립회원으로 선정됐고, 고병익 이어령씨가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향후 외국의 명사들을 명예회원으로 초빙할 계획이다.
명지학원은 개소에 앞서 23일 창립 회원 첫 모임을 열고, 향후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명지학원 관계자는 "사랑방 바로 옆에 동서고금의 한국학 관련 서적 1만여권을 모은 명지대·LG연암문고가 있어 집필과 연구 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사회 현안에 대한 토론과 회원간 공동 연구의 장으로도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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