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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People / 한국HP 최준근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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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People / 한국HP 최준근사장

입력
200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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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LG경제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고 경영자(CEO)들의 재임기간은 평균 2.4년으로 미국의 6.4년, 일본의 4.6년에 비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는 더 짧아서 2년 정도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도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휴렛팩커드(HP) 최준근(49·사진) 사장은 8년째 CEO로 재직하며 외국계 정보기술(IT)업계의 최장수 사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1995년 처음 사장에 취임한 그는 올해 컴팩코리아와 합병으로 탄생한 새 통합법인의 초대사장으로 오르며 행동반경을 넓히고 있다.

최사장은 입지전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75년 대학 졸업직후 삼성전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82년 사내 HP사업부로 자리를 옮긴 후 줄곧 한국HP에서 한우물을 파왔다. 그는 외국대학 졸업장이나 MBA(경영학석사) 학위 하나 없이 직장생활 19년만에 외국계 회사의 사장이 됐다. 당시 삼성전자 입사 동기들이 부장, 이사급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그의 고속승진은 파격적이었다.

그는 'CEO 장수비결'에 대해 "곤혹스럽다"며 손사래를 친다. 하지만 주변인사들은 직원들과 동등한 관계를 강조하는 그의 격의없고, 투명한 경영방침을 큰 강점으로 꼽고 있다. 예컨대 한국HP에는 '사장실'이 없다. 여의도 사옥 19층 창가, 칸막이에 둘러싸인 책상과 의자가 최사장의 공간 전부다. 직함도 없이 '최준근' 이라고 쓰인 명패만 달랑 놓여있는 모습이 말단 직원의 자리와 똑같다. 점심시간이면 복도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과 잡담을 나누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직원들은 이런 분위기가 "요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따르도록 만드는 최사장 리더십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한국HP가 전반적인 IT 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매출이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수평적 동반자관계를 강조하는 그의 리더십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게 회사관계자들의 평가다. 최사장은 "거창한 목표로 사람들을 몰아세우는 것보다 눈앞의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페이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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