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7일 대선을 이틀 앞두고 지역별 선거판세를 정밀 점검하면서 막판 부동층 공략을 위한 전략지역 유세활동에 총력을 쏟았다. ★관련기사 3·4·5·8면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선거 종반에 이를수록 상승세를 타 단순 지지도에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으며, 부동층까지 감안한 판별분석에서는 앞서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이날 자체 여론조사결과를 토대로 "열세였던 충청권의 경우 충남·북의 상승세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고, 수도권도 경기를 중심으로 이 후보가 약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노 후보의 우세가 오차 범위를 벗어나 선거 막바지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부동층 향배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대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충청권에서 노 후보의 확실한 우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의 공조로 표심이 더 단단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남지역 부동층의 상당수가 결국 이회창 후보를 선택한다고 보고 가장 낮게 잡더라도 노 후보가 전국적으로 100만표 이상의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충청지역을 방문,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공약은 충청 표를 얻기 위한 무책임한 졸속정책으로 현 정권이 충청인을 다시 한번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년 전에는 내각제로 속이고, 농가부채 탕감 약속으로 두 번을 속이고, 이제 수도이전 공약으로 세 번을 속이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어 "대전·충남지역에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옮겨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과학기술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21세기 충청권 발전 10대 공약'을 제시했다.
노무현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되면 대통령 취임 전에 신당 창당이나 재창당을 통해 민주당을 전면 개혁하고 임기 중 현 정권 부패·실정 관련자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낡은 정치 청산을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영입, 당을 환골탈태하겠다"며 "기존 정당의 벽을 허물고 당의 문호를 개방, 특정 지역과 계층에 편중되지 않는 전국 통합정당을 건설하겠다"고 밝혀 취임 전 정계개편 추진을 강하게 시사했다.
노 후보는 또 "새 정부에서는 일체의 비선 정치, 측근 정치는 배제하고 대선에서 공을 세웠다고 해서 국정의 책임 있는 자리를 나눠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국민과 정기적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야당과도 상호 협력하는 국민 통합형 국정운영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성호기자 shkim@hk.co.kr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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