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국산 의류 브랜드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지난해 신규 의류 브랜드 중 외국산의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은 데 이어 올해는 70% 가까이 치고 올라갈 전망이다.
17일 섬유 및 패션 전문 컨설팅업체인 엠피아이(MPI)가 외의류 브랜드 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선보인 신규 브랜드 중 직수입과 라이선스 브랜드가 각각 13개와 19개인 반면 국산 브랜드는 19개에 불과해 국산의 비중이 37%에 그쳤다. 2000년에만 해도 국산 브랜드는 33개 개발돼 외국에서 들여온 직수입 및 라이선스 브랜드(28개)보다 많았다. 올 상반기에도 국산 브랜드 7개가 나오는 동안 직수입과 라이선스 브랜드는 각각 3개와 6개 선보였다.
올 상반기 신규 출시 브랜드 중 국산의 비중은 43%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외국산 브랜드는 가을과 겨울에 집중적으로 출시된다는 점에 미루어 올 한해 신규 출시 국산 브랜드의 비중은 30% 초반대에 머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고가 의류시장에 집중했던 외국산 브랜드들이 중저가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추세다. '아날도 바시니' '루돌프 발렌티노' '헤인즈' '티노코스마' 등 중저가 외국산 브랜드들이 할인점과 홈쇼핑 등 신유통업체를 통해 새로 선보였고, 고급 브랜드들도 예정대로 국내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엠피아이 관계자는 "유통의 주축으로서 입지를 굳힌 할인점과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들이 중저가 외국산 브랜드를 선호함에 따라 국산 브랜드가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내수경기 위축의 여파로 신규 브랜드 출시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컵 이후 패션경기가 얼어붙어 사업예산을 많게는 30% 이상 감축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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