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회사에 다니는 하진홍(河秦弘·28)씨는 최근 송년회 장소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20일쯤에 동호회 모임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대형식당마다 예약이 꽉 차 방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하는 수 없이 송년회를 크리스마스 이후인 27일로 미뤘다.대선일인 19일 이후로 송년회 등 각종 연말모임이 몰리면서 송년회 장소 구하기에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현상은 동창회 향우회 등 각종 모임들이 대선 기간 중 정치적인 오해를 피하기 위해 연말모임을 대선 후로 미루었기 때문. 특히 송년회 등이 가장 많이 잡힌 20∼24일에는 대부분의 대형 연회장 예약이 이미 끝나 30명 이상이 참여하는 연말 모임 장소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서울 힐튼호텔 연회예약실 최중대(崔仲大) 과장은 "예년같으면 20일 정도에는 연말모임이 뜸해지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대선 때문인지 각종 행사와 모임이 20일부터 연말까지 이미 꽉 차 있다"고 말했다.
모임장소 확보가 어렵자 1차 식사는 생략하고 술자리만으로 연말 모임을 대신하거나 아예 송년회를 스키장 등에서 갖는 경우도 많다. 대림산업 기획실의 경우 26일 부서직원 40여명이 함께 송년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마땅한 장소를 구하지 못해 결국 2차 술자리에서 모두 모이기로 했다.
서울 강남 JW메리어트호텔 중식당의 김현숙(金炫淑)씨는 "20∼25일 30명 정도의 모임을 갖고 싶다는 전화가 많이 걸려오지만 빈 자리가 없다고 하면 송년모임을 아예 신년회 모임으로 바꿔 예약하는 분들도 적지않다"고 귀띔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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