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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 / 한·민, 막판전략 및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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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 / 한·민, 막판전략 및 표정

입력
200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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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투표를 이틀 앞둔 17일 상당히 자신감을 회복한 표정이었다. 지난달 27일 후보등록 이후 게걸음질 해 온 지지율이 지난 주말을 고비로 상승, 이대로라면 반전은 물론 예상 밖의 큰 표차로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되살아난 것이다. 한 당직자는 "일선에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 왔지만 막상 여론조사에서 뒤져 속이 탔는데 며칠 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선거 중반전 이후 수도권 이전 논란 등 호재가 터지면서 수도권의 40대가 우리 쪽으로 돌아서는 등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고 말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도 이날 "3일 전부터 확실한 상승세를 타고 있고 자체 판별분석 결과 최소 135만표 이길 것"이라고 전과 달리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물론 내부적으로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거 초반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결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당직자들은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면서도 소수점 이하 자리까지 챙겼다. 부산지역 일부 의원들이 한때 이날 부산시지부에서 대선 승리를 다짐하는 삭발식을 열 계획을 세웠던 것도 절박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체 조사에서 부산 등 영남권 표밭이 충분히 안정됐다는 판단 재료를 얻게 되자 한나라당은 남은 2일간 당력을 충청과 수도권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가 당초 부산을 출발, 경부선 축을 따라 올라오는 막판 유세 일정을 바꾸어 대전을 출발점으로 삼은 것도 이런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이 후보는 이날 충청권 유세에 이어 18일 수도권에서 마지막 유세와 기자회견을 하고 밤에는 선영이 있는 충남 예산으로 다시 내려가 마지막 밤을 보낼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수도권에서는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수도 이전 공약' 맹공, 충청권에서는 이 후보의 지역연고 및 안정 이미지 부각을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 후보측은 "수도 이전 공약이 즉흥적으로 나와 우리 당의 공세가 기대 이상으로 먹혀 들었다"며 "북핵 위기를 틈타 이 후보를 전쟁론자로 몬 노 후보의 극단적 면모를 덧붙여 불안 이미지를 부각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박근혜(朴槿惠) 선대위 공동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쟁이냐 평화냐'를 선택하라며 국민을 선동하는 안보 불안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고 노무현 후보를 강하게 비난하며 안보 공방 전면에 나섰다.

그는 "'북한 핵개발은 안 된다'는 게 전쟁을 하자는 것이라면 민주당을 뺀 전 세계가 모두 전쟁론자냐"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함께 대화로 평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장은 "아버지가 4년간 수도 이전을 검토하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살아 있었다면 그 뒤로도 10년은 검토를 계속했을 것"이라며 "즉흥적인 노 후보의 이전 약속은 무모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안준현기자

민주당은 17일 투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대세를 바꿀 만한 대형 변수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한나라당의 막판 폭로 공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이날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패색이 짙어지자 막판 뒤집기를 위한 메가톤급 흑색선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제보가 있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선대위 이해찬(李海瓚) 기획본부장은 "정보기관의 현직 간부가 양심선언 형식을 통해 도청이 사실이라고 주장할 것이라는 첩보가 들어왔다"고 말했고 이상수(李相洙) 총무본부장은 "한나라당이 이회창 후보 아들 병무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대업씨를 회유, 민주당의 사주를 받았다고 폭로토록 하는 공작을 꾸미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최근 판세의 흐름이 투표 당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 새로운 이슈를 만들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쟁점을 차분히 정리하면서 지지층의 투표 참여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20,30대 젊은 층, 부산 등 영남 지역의 부동층에 아직 유동성이 남아 있다고 보고 이들을 확실한 지지세로 묶기 위해 이 지역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노 후보가 이날 서울·경기 지역을 돌고 부산에서 하룻밤을 잔 뒤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8일 다시 서울에서 총력 유세를 벌이는 일정을 짠 것도 이 같은 막판 전략에 따른 것이다. 노 후보는 18일 서울 유세 때 명동에서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와 공동 유세를 벌임으로써 수도권의 '반 이회창'성향의 표심을 투표장으로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의 경우, 투표율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 지역 의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려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무차별적인 자금 살포 및 조직 동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에 의한 관권 선거 등 불법·타락 선거를 최대한 방어해 내는 것이 승리를 굳히는 최종적인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전국 지구당 및 국민참여운동본부 조직을 총동원, 감시 체제에 들어가는 한편 지구당별로 10명씩 기동대를 편성해 한나라당의 불법 선거 사례를 순발력 있게 적발해 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편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위원장은 이날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중산층과 40,50대 가장을 위기로 몰고 갈 독선 정치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외신들은 이 후보가 권력을 잡으면 남북관계 노사관계 여야 정치관계는 무너지고 해외자본은 철수하고 기업은 넘어질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면서 "노무현 후보만이 상생 정치세력으로 외국자본이 안심하고 투자하는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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