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7일 DJ 정부의 관권선거 의혹을 집중 제기하는 동시에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말 바꾸기' 등을 맹공하며 막판 총공세를 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선거전략회의에서 "통계청이 선물을 돌리고 재경부가 정권 홍보자료를 인터넷에 올리는가 하면 정부 관리들이 민주당 공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며 "교묘한 정권연장 속임수에 현혹돼선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이어 "노 후보가 김정일(金正日)과 북한 노동당의 대변인이 아니냐는 말에 공감이 간다"고 노 후보를 겨냥한 색깔론을 제기했다.최연희(崔鉛熙) 상황실장은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지지한 개그맨 강성범 이병진 김대희, 탤런트 김인문, 방송인 박철씨 등의 방송 출연이 정지된 반면 노 후보 지지 연예인들은 계속 방송에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태희(任太熙) 제2정조위원장은 "노 후보가 16일 TV토론에서 의료개혁의 모델로 언급한 영국의 국가복지서비스(NHS) 제도는 토니 블레어 총리가 개혁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며 "노 후보가 거꾸로 알고서도 그럴 듯하게 얘기해 아이들도 웃었다"고 말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노 후보는 5월14일 관훈토론회에서 자립형 사립고에 찬성하고서는 어제는 반대한다고 했고, '행정수도 대전 이전'을 약속했지만 '대전이라고 말한 바 없다'고 말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남 대변인은 노 후보가 군복무 단축 등 공약을 마구 베껴 '인간 복사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이 막판 뒤집기를 위해 흑색선전 및 금권·관권선거등의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불법선거 사례를 공개하는 등 역공을 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대표적인 관권선거 사례로 이회창 후보의 충남도청 기자회견을 꼽은 뒤 "그렇게 해서라도 충남 민심을 얻어 보려는 이 후보의 얇은 속셈이 안타깝고 딱하다"고 비꼬았다. 이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 소속 지방단체장 대선 개입 실태'자료를 통해 서울 경기 인천 등 3개 단체장의 행정수도 이전반대 및 수도권전철 심야연장 운행 발표 이의근(李義根) 경북지사의 유력인사 영입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의 이 후보 지지요청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의 대선지원 방안 협의 염홍철(廉弘喆) 대전시장의 측근동원 간접 지원 활동 등을 열거하면서 선관위와 검찰의 철저한 단속 및 수사를 촉구했다.
정대철(鄭大哲) 선대위원장은 한나라당의 색깔공세를 '신매카시적 수법'이라고 일축한 뒤 "한나라당은 우리 사회의 붕괴를 노리는 세력의 대변인으로 노무현 후보를 각인시키고 싶겠지만 한나라당의 의도에 휘말릴 국민은 없다"고 공박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자신들이 여당일 때 날 새는 줄 모르고 색깔론을 가지고 재미 보더니 아직도 달밤인 줄 아느냐"고 비난했다. 국민통합21의 최운지(崔雲芝) 공동선대위원장은 "패색이 짙어진 한나라당이 과거 자기들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은 다 잊어버린 모양"이라고 협공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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