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지(如來地). 단체의 이름에서부터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석가여래의 땅, 사찰을 전문으로 찾아다니는 답사단체다. 인도나 중국 등 해외의 불교 성지순례에 나서는 전문여행사는 많지만 국내의 절만을 찾아다니는 단체는 드물다. 아름다운 경승지에는 꼭 절이 있으니 여래지는 한 번의 여행으로 두 가지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2000년 4월5일 전북 진안군 마이산의 탑사를 시작으로 절 기행을 시작했다. 원래는 문화유적 답사단체인 고인돌 답사회에 속해 있었으나 여행의 테마를 개성화하면서 독립했다.
잘 나가는 유명한 절만을 찾는 것이 아니다. 매스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심산유곡의 작은 절, 속세와 인연을 완전히 끊은 스님들이 공부에만 정진하는 맑은 절, 심지어 옥개석만 황량하게 남은 옛 절터까지 찾아 다닌다. 산 중턱에 외롭게 서있는 마애불이나 석탑도 이들의 행선지이다.
현재까지 다닌 절은 모두 150여 곳. 초창기부터 참가한 회원은 이제 거의 '절박사'가 되어버렸다. 직접 눈으로 보고 체득한 지식이 넘치니 특별한 강사가 필요없다. 모두 자체적으로 공부하고 스스로 설명한다.
답사의 성격상 아무래도 회원들의 나이가 많다. 50대에서 70대가 대부분이다. 모두 불교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200여명 정도가 정회원으로 참가하고 있고 적어도 40명 가까이 매주 절 답사에 나선다.
모르는 이들은 절 여행을 한가한 유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절 여행은 적잖은 육체적 고통을 요구한다. 산 아래에 있는 절도 있지만 대부분의 우리 절들은 5부 능선 위에 위치하고 있다. 평균 60대의 연령층이 산의 5부 능선 이상을 오르는 것은 대단한 운동이다. 절을 찾아가다가 자연스럽게 산을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대표 이지수(여·55)씨는 "절 여행은 공간과 시간을 넘나드는 나들이"라며 "마음과 몸을 모두 충만하게 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02)3445-0202.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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