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임진강 주변에서 50여마리의 독수리를 만날 수 있었다. 커다란 날개를 활짝 편 채 하늘을 빙빙 돌면서 활강하고 있는 독수리의 멋진 모습에 같이 갔던 어른,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짙은 갈색 몸에 머리 부분의 깃털이 듬성듬성 빠져 대머리인 독수리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맹금류 중 가장 덩치가 큰 새. 날개 하나의 길이만 90㎝에 달할 정도다. 이렇게 덩치가 크다 보니 몸놀림이 둔해 살아있는 먹이를 사냥할 수 있는 능력은 사라지고, 죽은 동물의 시체만 뜯어먹으면서 생태계의 청소부 역할을 하고 있다.
몽골지역에서 번식하다 겨울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사람들이 먹이를 공급해주자 숫자가 부쩍 늘었다. 그런데, 한겨울이 시작되기도 전에 수십 마리의 독수리가 먹이 부족과 독극물 중독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들려 우울해진다. 아이들의 친구인 독수리는 누가 지킬 것인가.
/마용운 환경운동연합 야생동식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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