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를 오디오로 듣고, 인터넷 영화를 TV로 본다.'이제는 PC의 복잡한 기능과 조작법을 몰라도 리모콘 하나만으로 인터넷 멀티미디어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집안에 흩어져 있는 PC와 TV, 오디오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의 기기처럼 사용하는 '홈네트워크' 기술이 가져온 변화다. 최근 국내 PC업체와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이 홈네트워크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네티즌의 안방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국내 첫 홈네트워크 제품은 이달초 선보인 삼성전자의 '미디어센터 PC'.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홈네트워크 PC용 운영체제(OS) '윈도XP 미디어센터'를 탑재해 TV 시청과 녹화, DVD 감상 등이 가능하다. 또 CD의 원하는 곡만 골라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 '쥬크박스' 기능,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주제별, 시간별로 관리하는 앨범 기능도 갖췄다. 모든 기능을 리모콘 하나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어 홈네트워크를 위한 PC를 장만하려는 사람들에게 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가격이 230만∼260만원대로 다소 비싼 것이 단점.
이에 뒤질세라 삼보컴퓨터는 홈네트워크용 주변기기인 '플레이앳TV'(Play@TV)를 내놓았다. 가전제품의 모든 기능이 집약된 미디어센터PC와 달리, 기존 멀티미디어 PC와 TV를 서로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해 PC의 멀티미디어 기능을 TV 앞에서 리모콘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장점은 저렴한 가격. 유선랜 제품은 30만원, 무선랜을 사용한 선 없는 제품은 50만원 대다.
이밖에 두루넷과 KT 등 초고속인터넷 업체들도 실시간 동영상과 음악 파일 등 인터넷 상의 비디오, 오디오를 TV를 통해 즐길 수 있는 홈네트워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KT는 지난 달부터 '메가패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PC와 TV를 'PC2TV'라는 중계장치로 연결, TV로 인터넷 주문형비디오(VOD)를 볼 수 있도록 한 '홈미디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반 VOD로는 보기 힘든 최신 개봉 영화도 서비스할 계획.
두루넷도 KT의 홈미디어 서비스와 유사한 방식의 '온티브이'(ON-TV) 시범 서비스를 최근 시작했으며, 자회사 코리아닷컴의 동영상, 애니메이션, 영화 등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인 요금과 컨버터 가격 등은 아직 미정이지만 홈미디어 서비스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양한 상품들 중 우리집에 딱 맞는 홈네트워크는 어떻게 고를까. 무엇보다 자신의 PC와 인터넷 환경을 잘 챙겨보고, 홈네트워크의 어떤 기능이 가장 유용한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TV보다 PC 의존도가 높은 사람, 펜티엄3 이하의 구형 PC를 교체하려는 사람이라면 삼성의 미디어센터PC가 좋은 대안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펜티엄4 이상의 신형 컴퓨터를 쓰고 PC보다 TV가 더 편하다면 삼보의 플레이앳TV가 더 경제적이다. 인터넷 VOD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KT의 홈미디어나 두루넷의 온티브이가 적합하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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