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가 손진책(孫桭策·55·극단 미추 대표)씨가 일본 신국립극장이 기획해 세계 초연하는 연극의 연출가로 초청됐다. 그가 맡은 작품은 칠레 출신 세계적 극작가 아리엘 돌프만의 신작 'The Other Side'로 2004년 4월 12∼28일 도쿄의 신국립극장 무대에 올라간다. 일본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이 극장이 신작 기획공연을 외국 연출가에 맡기기는 처음이다.아리엘 돌프만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남미 최고의 작가. 사회성이 짙은 작품을 주로 써왔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죽음과 소녀' '독자' 등이 잘 알려져 있다. '죽음과 소녀'는 1993년 손씨가 연출했는데, 당시 서울에 와서 공연을 본 돌프만이 이번 신작을 한국인 연출가에 맡긴다는 신국립극장의 계획을 듣고 손씨를 추천했다.
"세계적 작가의 신작 세계 초연이라 책임감도 크지만 영광스럽기도 하지요. 물론 일본어로 공연합니다. 영어판 초연은 영국 최고의 연출가 피터 홀이 맡은 것으로 압니다."
'The Other Side'는 전시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일을 맡은 노부부와 이들 집에 침입한 낯선 사내를 통해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의 문제를 다룬 작품.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주연한 일본의 국민배우 오가타 겐(織形建)이 주인공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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