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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발음이 달라 지역감정 더하니…" 서울대 이현복교수 25년 연구결실 "한국어 표준발음사전"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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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발음이 달라 지역감정 더하니…" 서울대 이현복교수 25년 연구결실 "한국어 표준발음사전" 펴내

입력
200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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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발음 교과서가 생기면 선거 때마다 사투리 억양 탓에 빚어지는 지역감정도 해소될 것이라 믿었습니다."'국내 음성학 연구의 1인자' 서울대 이현복(李炫馥·65·언어학과) 명예교수의 25년 동안의 집념이 국내 첫 표준발음사전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교수는 최근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인명과 지명, 학술용어, 전문용어 등 6만여 단어의 발음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한국어 표준발음사전-발음·강세·리듬'을 펴냈다. 정신문화연구원(1985년)과 한국방송공사(1993년)가 낱말 발음만을 정리한 국어발음사전을 두 차례 내놓긴 했지만, 한글과 국제음성기호로 발음방법이 동시에 표시되고, 강세와 장단까지 포함된 선진국형 발음사전은 최초다.

이 교수는 "이 책의 보급으로 표준 발음 교육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중국이나 러시아 등 세계각지에 흩어져 있는 해외 동포들이나 외국인을 위한 발음 교과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100여쪽에 달하는 사전 구입이 쉽지 않으리라고 판단, 이 교수는 멀티미디어 작업까지 병행해 내년 2월께 각 단어의 발음이 일일이 녹음된 CD롬도 낼 계획이다.

이 교수가 표준발음 사전 편찬을 시작한 것은 1976년부터. 영국 유학을 마치고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그는 "당시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이 모두 표준발음 사전을 지닌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음악악보처럼 정교한 한국어 발음사전을 펴낼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25년전 그와 함께 자료수집을 시작했던 조교들은 이미 각 대학의 교수로 성장했으며, 사전 발간에는 조교 수십 명의 손길이 거쳐갔다.

한편 이 교수가 북한 혜산사범대 노길룡(60) 교수와 함께 작업, 남북한 공동학술연구서 1호로 기록될 '남북한 언어비교연구'는 내년 2월께 출판될 예정이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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