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3차 TV 합동토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행정 수도 이전 문제를 놓고 미니토론 대결을 벌였다. 수도 이전을 별도 주제로 한 TV 토론 개최를 무산시킨 양측은 이날 양자 토론 순서에는 이 문제만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먼저 이 후보가 "노 후보는 행정 수도 이전에 6조원이 든다고 주장했는데 그 돈을 서민을 위한 교육에 투자하는 게 어떠냐"며 수도 이전 이슈화를 시도했다. 노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이 "수도권 인구 증가로 인해 매년 10조원이 넘는 교통혼잡비가 발생하고, 8조원이 넘는 환경공해비가 발생하는데, 6조원의 비용이 비싸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이 후보는 "한나라당 계산에 따르면 수도 이전에 40조원의 비용이 든다"며 "수도를 대전으로 옮기면 거기에서도 번잡한 교통문제가 생긴다"고 다시 공격했다. 노 후보는 "수도권에서 50만명이 이동하고 10년쯤 걸려 행정수도가 건설되는데 교통혼잡을 옮긴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받아쳤다.
노 후보는 이어 "서울에서 30만명 가량 빠져나간다고 집값이 폭락한다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흑색선전"이라며 한나라당의 '집값 폭락' 주장에 대한 반격을 시도했다. 이후보는 "노 후보는 청와대, 행정부, 국회 등을 옮기자는 것인데, 가령 과천의 행정부 청사를 옮기면 상권이 어떻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노 후보는 "경남도청을 창원으로 이전했지만 공동화가 안 됐다"며 "독일이 수도를 본에서 베를린으로 이전중인데도 본은 조용하고, 일본도 행정수도를 옮기려 한다"고 외국 사례를 거론했다. 이 후보는 "독일의 본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서울을 옮기면 돈을 빌려 내 집을 마련한 서민들에 대해 금융권이 돈을 회수하려 할 것이므로 서민층에 공황이 올 것"이라고 설전을 이어갔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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