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각사의 1세대 조각가인 우성(又誠) 김종영(金鍾瑛·1915∼1982·사진)을 기리는 '김종영 미술관'이 그의 20주기를 맞아 15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개관했다. 본격 조각 전문 미술관으로서는 국내 최초이기도 하다.우성은 불각(不刻)의 미, 인위를 넘어선 무기교의 미를 추구한 조각가였다. "자연의 물체가 자연스럽게 있듯이 나의 조형도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이다"고 말한 그는 서구 현대미술을 수용하면서도 동양의 미적 전통을 꿰뚫는 독창적 조각세계를 완성했다. 정감 넘치고 간명하면서도 정신의 깊이가 느껴지는 그의 조각은 '혼탁한 현대조각의 이정표'라 불린다.
경남 창원 출생으로 휘문고보를 거쳐 도쿄미술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한 우성은 1948년부터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했다. 일본 유학 선배인 김복진(金福鎭·1901∼1940)이 서구적 개념의 조각을 최초로 도입했지만 광복 후 현대조각을 이끈 이는 바로 김종영이었다.미술관의 초대 관장을 맡은 그의 제자 최종태 서울대교수는 "평생 수도자 같은 창작과 연구의 자세, '예술은 한정된 공간에 무한의 질서를 설정하는 것'이라는 정신에 바탕한 순수조형의 의지는 선생께서 길러낸 수많은 후학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미술관에는 그가 남긴 150여 점의 조각과 미처 정리되지 못하고 연구를 기다리는 2,000여 점의 드로잉이 전시된다. (02)3217―6484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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