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가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이후 효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대선의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도 향후 증시향방을 결정할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 거래소 시장은 최근 20일선인 706포인트 아래를 밑돌며 불안한 양상을 보이다가 16일 심리적 지지선인 700포인트마저 뚫리고 말았다. 거래소 지수가 2주연속 1.38% 하락한데 비해 0.54% 상승하며 상대적 우위를 보이던 코스닥시장도 하락세로 반전했다. 투자자들은 증시의 최대 악재인 불확실성을 해소해 줄 대선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대선 효과 긍정적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30일이 지난 시점의 주가가 대선 전보다 20%가량 오른 과거의 사례에 미뤄 봤을 때 올해도 대선 효과가 중기적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대선 사이클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국내 증시는 대선 후 신임 대통령의 집권 초반 1∼2년 동안 강세장을, 집권 후반에는 약세장을 보였다"며 "불확실성 해소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대선은 연말 연초로 진입하는 증시의 상승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증권 최정일 연구원도 "직선제 전환 후 치러진 3번의 대선 전후 주가 지수의 움직임을 보면 선거후 30일동안 평균 21.5%가 상승했다"며 "이번 대선은 최근 내수 시장 위축 등 침체기미를 보이는 국내 경제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핵 파문은 걸림돌
북핵 문제는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는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의 핵시설 전면 가동 선언은 북미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키며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가라앉게 만들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 외국인 투자가들은 거래소시장에서 1,058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7주만에 순매도로 돌아서 지수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교보증권 최성호 연구원은 "북핵 파문은 증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켜 투자가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늦추게 만든다"며 "대선 전까지 약세조정국면을 보이면서 대선 이후 재상승 모멘텀을 기다리는 장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신증권 조용찬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주식의 저평가), 남북 및 북미관계를 모두 반영해 투자하므로 북핵파문이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을 부추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쟁 위협으로 확대되지 않는 한 단기악재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전략
전문가들은 북핵 파문에 따른 불확실성의 고조와 대선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인 장세를 감안하면 대선 전후 증시는 종합주가지수 680∼750포인트대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외국인들의 매매동향에 주의해 주초반에는 관망세를 유지한 뒤 주중반 이후 매매를 결정하는 신중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대선과 북핵이라는 변수 때문에 테마 장세의 성격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 종목에 대한 판단보다 외국인들의 매매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상승근거가 명확하지 못한 종목에 대한 무분별한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동양증권 이문한 연구원은 "대선 후까지 성급한 매수와 매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주중반 이후 업황 호전이 가시화하는 정보기술(IT)부문의 실적호전 예상종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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