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각 후보 진영은 당선 가능한 득표수를 계산하며 부동표 흡수를 위한 이삭줍기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가 31년 만에 양강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만큼 근소한 표차로 승패가 갈린다는 게 공통된 관측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선거가 50만∼100만 표 차 승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한나라당은 투표율 80%를 기준으로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1,530만 표(54.6%)를 얻어 압승한다는 목표를 정한 바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1,320만 표(47%) 안팎을 현실적 득표 수치로 보는 분위기다. 이런 예측은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후보가 5%,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 후보 등 나머지 군소후보가 합쳐서 3% 정도를 얻는다는 것을 전제로 1,260만 표(45%)에 그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50만∼60만 표(2%) 차이로 꺾는다는 구상과 이어져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등 영남권에서 540만 표(70%)를 얻어야 한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TK 75%, PK 65% 이상 득표를 해야 하는데 PK쪽이 아직 미심쩍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서울 추월, 인천·경기 맹추격'으로 판단하고 있는 수도권에서는 580만 표(45%), 충청권에서는 120만 표(40%) 이상 획득을 목표하고 있다. 여기에 강원, 제주, 호남에서 85만 표 가량은 덧붙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그 동안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기반한 예상 수치일 뿐, 영남과 충청권 등지의 '숨은 표'까지 감안하면 이 후보(1,340만 표, 48%)가 노 후보(1,230만표, 44%)를 100만 표 이상의 차로 따돌릴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한 후보특보는 "열세 지역으로 알려진 충남과 수도권의 현장 분위기는 여론조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막상 뚜껑을 열면 놀랄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투표율 80%를 가정, 노무현 후보가 47.5(1,330만표) ∼48%(1,344만여표)를 얻어 승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후보의 득표율을 44∼44.5% 정도로 상정한 것으로 결과적으로 3∼4%포인트(85만∼110여만표) 차로 승리한다는 구상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를 제외할 경우 74만표갻15만표 차인 60만∼90여만 표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최대 5% 안팎, 군소 후보들은 3% 안팎의 득표율을 예상한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현재의 안정적 우세를 유지, 50%에 육박하는 650여만 표를 얻는다는 복안이다. 이 지역에서만 5%포인트 넘게 이 후보를 눌러 65만∼100만표 차이를 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부산·경남에서는 35∼40%득표를 상정하고 있는데, 160여만∼180여만표를 얻는 게 된다. 열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서는 20∼25%를 생각하고 있지만, 크게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표로 환산하면 61만∼75만여 표 정도다.
충청권에서는 45% 이상 지지를 얻어 124만 표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전·충남에서 앞서고 있어 기대치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의 경우 현 추세대로라면 90% 가까운 득표로 280만 표는 얻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원·제주에서는 40만∼50만 표 득표를 기대하고 있다.
/유성식기자ssyoo@hk.co.kr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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