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6일 서로의 대북관을 비난하는 불꽃 공방을 벌였다. 노 후보가 전날 주장한 '이번 대선은 평화냐, 전쟁이냐의 선택'이라는 논리가 도화선이었다. 북한 핵 문제가 대선 종반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만큼 두 후보는 한치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이회창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제 노 후보가 저와 우리당에 대해 '대결주의적 대북관' '전쟁불사론자'라고 비난했는데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인식, 전쟁과 평화에 대한 인식, 국민을 위협하는 사실 왜곡과 선동은 가히 충격적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북한 조평통이 나를 동족을 해치는 '전쟁론자'라고 맹비난한 다음날 노 후보가 마치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나를 비난했다"며 "북한이 핵개발을 하더라도 현금을 계속 주어야 한다는 노 후보와, 핵 개발 포기를 요구하는 저 중에 누가 더 전쟁론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현 정권의 햇볕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북한에 퍼주고 끌려 다니는 실패한 정책을 앞으로 5년간 또 하겠다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반도의 앞날은 불을 보듯 위태롭다"며 "12월19일은 안정이냐, 불안이냐를 선택하는 날"이라고 맞받아쳤다.
노무현 후보는 이 후보의 이 같은 반격에 즉각 응수했다. 노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평화냐 전쟁이냐를 결정짓는 선거"라고 강조한 뒤 "대북 현금지원을 끊으라는 주장은 남북 대화를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대화가 막힌 상황에서 어떻게 핵 위기를 중재하고 해결한단 말이냐"고 이 후보를 비난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 후보의 대북관은 매사를 친북이냐 아니냐로 보는 외눈박이 대북관"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6·25 이후 전쟁은 현 정부에서만 일어났다는 이 후보의 주장은 무지의 소치"라며 "KAL기 폭파사건, 청와대 습격사건,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등 수많은 심각한 사태가 대북 강경책으로만 치닫던 시절에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민주노동당 김종철(金鍾哲) 대변인은 16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북한과 입을 맞춘 듯 똑같은 말로 저를 비난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때만 되면 도지는 비열한 색깔공세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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