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부실의 직격탄을 맞은 카드업계가 경영난 타개를 위해 각종 수수료는 인상하고 부가서비스 는 축소하는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의 과당경쟁과 폭리를 막기 위해 줄곧 현금서비스 수수료 인하를 압박해 왔던 감독당국도 이 같은 움직임을 용인하는 분위기이어서 카드 이용 고객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다시 높아지는 현금서비스 수수료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인 '20% 이하'를 슬금슬금 넘어설 조짐이다.
국민카드가 연체율 급증에 따른 적자 탈피를 이유로 내년부터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19.80%에서 20.98%로 평균 1.18% 포인트 올리기로 한 데 이어 올들어 19%대로 수수료율을 낮췄던 다른 카드사들도 조만간 '인상행렬'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고객입장에서 카드 관련 비용을 줄이기 위해선 평소 자주 이용하는 카드의 수수료율 변화는 물론 카드사별 수수료 차이를 꼼꼼히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 수수료는 12월 현재 롯데카드가 27.8%로 가장 높고, 삼성카드(20.08%)와 현대카드(20.6%)가 20%대 초반이다. 외환·우리·비씨·신한·LG카드 등은 올들어 한두 차례에 걸쳐 19%대 후반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했지만 20%대 복귀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할부수수료·카드론 이자율도 천차만별
물건을 카드할부로 구입한 뒤 소비자가 부담하는 할부수수료는 카드별로 많게는 5%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똑같은 100만원짜리 물건을 사더라도 카드 종류에 따라 무려 5만원을 더 주고 살 수도 있다는 얘기다. 통상 2개월 이상의 할부구입 때부터 적용되는 할부수수료는 할부기간이 길수록 가산금리가 붙어 높아지는 것이 특징. 외환카드의 경우 최저 할부수수료가 9.9%인 데 비해 롯데카드는 무려 14.5%나 됐다.
최저 할부수수료는 삼성과 비씨카드가 각각 10.0%로 비교적 낮았고 우리, 현대, 신한, LG카드 등은 11.0%로 이보다 1% 포인트가 높았다. 1년 이상의 장기 할부에 적용되는 최고 수수료도 19.0%(롯데)에서 17.0%(LG, 비씨, 우리), 16.7%(삼성, 현대), 16.0%(신한) 등에 이르기까지 카드별 편차가 적지 않았다.
카드론 역시 카드사별로 이자율 격차가 심한 편. 비씨나 우리, 롯데, 외환, 신한 등이 12∼25%대의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반면 LG나 삼성, 국민, 현대 등은 신용도에 따라 은행권의 신용대출보다도 싼 8∼9%대 상품도 취급중이다.
■만만치 않은 현금서비스 이용료
수수료와는 별도로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을 때마다 고객이 부담하는 '이용료'도 카드사별 조건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카드사들이 지하철 역이나 편의점 등에 설치된 24시간 옥외 현금지급기 이용고객에게 건당 600원의 이용료를 물리고 있지만 은행 CD기에 대해서는 조건이 제 각각이다.
국민카드는 그동안 회사가 전액 부담해온 은행 현금지급기(CD) 이용료를 이달 말부터 고객부담으로 전환키로 한 상태. 예컨대 국민카드 회원은 외환·신한은행 등 은행 CD공동망 이용시 건당 600원 우리은행 등 비씨카드 계열 은행 이용시 건당 800원 우체국 이용시 1,000원 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은행 CD기 이용료는 롯데카드가 건당 1,000원을, 삼성과 현대가 500원씩을 물리고 있는 반면 비씨, 우리, 외환 등은 전액 면제해주고 있다. LG카드는 10만원 미만을 빌리는 고객에겐 건당 500원을 물리지만 10만원 이상은 면제해준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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