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후세인 12년만에 인터뷰 / "시간은 우리편이다 美침공 쉽지 않을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후세인 12년만에 인터뷰 / "시간은 우리편이다 美침공 쉽지 않을것"

입력
2002.12.17 00:00
0 0

"시간은 우리 편이다. 하지만 저들이 우리를 침공한다면 결코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미군의 피크닉(소풍놀이)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침공 위협에도 줄곧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있는 사담 후세인(사진) 이라크 대통령의 속셈은 무엇일까. 후세인이 이집트 주간지 알 우스보우(11월 5일자)와의 인터뷰에서 모처럼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가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12년 만에 처음이다. 후세인은 전쟁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자신했다.

"미국과 영국의 동맹은 그들 내부적인 요인과 여론에 의해 결국 와해될 것이다. 이라크는 이를 위해 좀 더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는 강경 대응으로 치달았던 1991년 걸프전 당시와 전쟁에 대한 대응 방식이 달라졌다는 일반의 시각에 대해 "정치는 과학이며 정치인은 매번 실험을 통해 발전하는 학생"이라며 "나는 여론의 중요성과 효과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한 시간 안에 전쟁이 일어나도 우리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고 "(이라크 북부 및 남부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미국의 공습이 계속된 지난 10년간 이라크는 계속 전시였다"며 "이라크는 아프간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수단과 이집트, 사우디 아라비아 등에서 미국이 벌이고 있는 각종 '분열 공작'을 비난하며 "아랍권의 헤게모니를 노리는 미국의 첫째 목표는 이라크이며 그 다음은 시리아, 이란 순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세인은 "전쟁에서 질 경우 미국 주도의 평화유지군 지배 하에 모든 아랍국가는 이스라엘보다 작은 크기로 각각 분할돼 결국 미국의 석유 생산기지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핵 개발을 시인한 북한에 대해 이라크와 다른 해결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북한은 석유 자원이 없고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가 아닌 점에서 이라크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같은 이슬람국이면서도 미국을 도와 이라크전을 위한 각종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는 아랍국가들에 대해서는 "이라크는 아랍 각국 지도자들의 입장과 희생 가능한 정도를 이해하며 그들이 줄 수 있는 것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15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미 전문가들은 이 같은 후세인의 발언들을 근거로 그가 미국의 공격에 대처하는 2단계 해법을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선은 전쟁에 반대하는 국제 여론에 기대어 최대한 시간을 끌어 보고, 이마저 안 되면 국민들을 전선에 내보내 잔혹하고 지루한 전쟁 양상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병력 전진 배치에 바쁜 미국과 달리 이라크는 아직 별다른 병력 재배치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이라크의 최대 싸움터는 여론이다. 이런 계산으로 유엔 무기사찰단 입국을 허용하고 대통령궁까지 사찰을 허용해 동정 여론을 유도하면서 죄수 대사면과 쿠웨이트 침공 사과 등으로 유연한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이 자칫 후세인의 여론전에 말려 들어 이라크 공격을 위한 유엔의 2차 결의 획득에 실패할 경우, 후세인은 미 제국주의의 탄압을 받는 신성한 아랍의 영웅이 되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