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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외국인 학생 뽑아놓기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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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 외국인 학생 뽑아놓기만 하고…

입력
2002.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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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학원생 이모(30·사회대 박사과정)씨는 대학원 과정에 날로 늘어나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 해외유학을 떠난 동료들의 빈자리를 메워줘 고맙기는 하지만 우리말뿐 아니라 영어실력마저 형편없어 토론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수업분위기가 엉망이기때문이다.학부에 약 80명, 대학원에 약 40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인 한양대의 국제협력 담당 신우영씨는 "외국 유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열의가 높긴하지만 어학력이 달려 학점은 3.0(B)을 넘기기가 어렵다"고 전한다.

■우리말 못해도 상관 없다

대학 강의실에 우리말 강의를 소화하지 못하는 외국 유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02년 전문대 이상의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해외동포 포함)은 5,759명. 2,985명이던 5년 전보다 곱절로 크게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만성적인 대학원생 모집난에 허덕이는 대학들은 재정난 타개를 위해 한국어실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외국유학생 끌어모으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은 외국인 입학 전형에서 TOEFL TOEIC GRE 등 외국어실력 입증자료는 물론 한국어능력인증 성적도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유학생들은 우리말이 서툴어도 입학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대학들이 우리말을 잘 못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해 내놓은 대안은 미봉책에 가깝다. 일단 '입도선매'식으로 합격시켜놓은 후 한국어능력시험을 실시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수강학점을 제한하거나 한국어과정을 별도로 이수하도록 하는 게 전부다.

■영어 강의도 무용지물

우리말이 서툰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대책으로 대학들은 영어로 진행하는 강의를 늘려가는 추세다.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가 지난 10월에 연 대학교육토론회에서도 "세계 우수 유학생을 끌어들이는데 강의와 논문을 영어로 진행하는 학위코스가 효율적"이라는 주장이 나올 만큼, 영어 강좌의 확대는 세계화시대에 직면한 대학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올 2학기 약 20개의 영어 강의를 진행한 서울 지역 한 대학의 관계자는 "국내대학에서는 영어강의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별 도움이 안되는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 5,759명중 중국 출신이 48%인 2,761명, 일본 802명(14%), 대만 567명(10%)에 달하는 등 비영어권 출신이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개론 수준의 판에 박힌 영어 강의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K대 관계자는 "한국으로 들어오는 유학생은 기껏 1만3,000명이지만 빠져나가는 사람은 30여 만명에 이를 정도로 외국대학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아니면 배울 수 없는 특화한 강의 주제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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