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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투표 / 선거 둘러싼 좌충우돌 이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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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투표 / 선거 둘러싼 좌충우돌 이란 풍경

입력
2002.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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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연령이상의 성인이 참가할 수 있으며 남들 모르게 비밀스럽게 꼭 본인이 해야 하며, 특별한 참가 선물은 없지만 반드시 시간 내에 마쳐야 한다. 나라의 대표를 뽑는 선거의 요건이다. 그러나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이 원칙도 결코 그냥 학습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영화 '비밀 투표'는 일깨운다.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뒤를 이을 만한 이란의 신예 감독 바박 파야미의 '비밀 투표'는 도시에서 온 여성 선거요원(나심압디)과 그를 경호하는 사막의 병사(쿠로쉬 압)의 하루 이야기이다. 초병 혼자 근무하는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하늘에서 투표용 상자가 떨어진다. 이어 여성 선거요원이 나타나 하루 종일 경호해달라고, 이건 명령이라고 한다. 밀수범을 잡기에도 바쁜 초병은 대체 선거요원을 왜 따라다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불만이 쌓인다.

영화는 결국 이란 오지의 다양한 유권자들을 통해 대중선거의 맹점을 꼬집고 있다. 이란에선 투표를 하게 하는 것이 몹시나 힘이 들다. 남자 후보의 사진조차 볼 수 없어 투표를 할 수 없다는 여자들부터 동네 여자들은 아무 것도 모르니 대신 몰아서 투표를 하겠다는 동네 대표 등 갖가지 유권자들이 만화경처럼 그려진다.

페르시아만의 키쉬섬에서 촬영한 영화는 아무것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이란 영화의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경쾌하면서도 인생을 반추케 하는 화두와 에피소드로 구성돼 결코 지루하지 않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18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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