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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촛불시위 의미 깨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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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촛불시위 의미 깨달아야

입력
2002.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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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사과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개인 자격이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반미기류가 거세져 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커진 시점이므로 이미 간접적으로 사과했던 미국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이에 대해 범국민대책위 등은 사과가 미흡하다는 판단 아래 국민 주권회복의 날로 정한 14일 대규모 촛불시위를 예정대로 벌였다. 집회는 전국적으로 열렸고 10여개국 해외동포들도 현지에서 시위를 벌여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요구하는 한국인들의 의지를 널리 알렸다. 일부 몸싸움이 벌어지긴 했지만, 집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돼 6개월 전 월드컵 당시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다시 과시했다. 미국이 무죄평결의 잘못을 인정하고 SOFA 개정에 관한 입장을 명백히 하기까지 촛불시위는 계속된다. 앞으로도 평화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 시위가 계속되면서 반미행동이 벌어지고 우리 사회에서는 미군 주둔문제를 둘러싼 대립까지 빚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은 이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합리적인 조치가 마련되도록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야 한다. 북핵문제 때문에 더 불안해진 한국인들에게 미국은 보다 분명하고 가시적인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인들은 어제 새벽 서울에서 미군들과 택시승객들이 싸움을 벌인 사건의 처리과정도 주시하고 있다. 우발적이고 사소한 일이라 하더라도 미군은 경찰수사에 적극 협조해 잘잘못을 명확히 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식의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인이든 미군이든 불필요한 적대행위로 서로를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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