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5일 각각 기자회견과 유세 등을 통해 북한 핵 문제와 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막판 승기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관련기사 4·5면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른 대선 후보들에게 "북한에 대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서명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 후보는 "북한 핵 문제로 한반도 상황이 어렵고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이 후보는 회견에서 "지난 5년 동안 북한에 퍼주고 끌려 다녔지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 개발뿐"이라고 주장한 뒤 "북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을 만나 핵 개발 포기를 설득할 자신이 있고, 미국을 설득해서 평화적 해결 약속을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노 후보의 수도권 이전 공약에 대해 "수도권 상권이 붕괴되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 빚을 내 내집을 마련한 서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노·정 공조'를 '권력 나눠먹기'로 규정한 뒤 "대선을 며칠 앞두고 야합하고, 정책이 무더기로 바뀌는 것은 새 정치가 아니라 낡은 정치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한나라당의 '집값 폭락' 공세와 관련, "한나라당은 과거에 이 후보도 주장했던 행정수도 건설 계획을 내가 공약하자 공동화, 파탄, 폭락 등의 근거 없는 거짓말로 유권자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청산하고자 하는 낡은 정치, 낡은 선거형태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노 후보는 "신 행정수도는 차기정권에서 기반공사를 시작한 뒤 2010년께나 이전이 시작될 것이며 서울을 경제수도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노 후보는 "북한의 핵 동결 해제 결정으로 한반도는 1994년과 같은 위기를 맞고 있다"며 "당시 신한국당의 대결노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이 후보와 같은 전쟁 불사론자에게 대한민국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뒤 서울 신촌에서 가진 거리유세에서도 이 후보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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