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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北 경수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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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北 경수로사업

입력
2002.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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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동결 해제와 핵 감시 거부로 1994년 제네바 합의가 흔들림에 따라 북한 경수로 사업이 존폐 위기를 맞았다. 북한이 플루토늄 추출, 핵 무기 개발로 직결되는 흑연 감속로를 재가동하겠다고 나선 이상 공사를 이어갈 명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물론 15일 현재 함경남도 금호지구의 경수로 건설 공사는 계속되고 있다. 금호지구에 체류 중인 우리측 인력 700여명도 변동이 없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계자는 "특별한 지시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경수로 사업은 내년 초 KEDO 집행이사회에서 중단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북한의 핵개발 계획 시인에 대해 대북 중유제공 중단으로 답한 미국은 이 회의에서 추가 압박 조치로 사업 중단 카드를 꺼낼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요 공여국인 남한과 일본이 제네바 합의 파기를 의미하는 경수로 건설 중단에 반대할 수도 있다. 일본은 북한 핵 위기에도 불구, 제네바 합의 체제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공사비의 70%를 부담해 온 우리측도 평화적 사태 해결을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 사업 지속을 바라고 있다.

경수로 건설이 중단되면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따른다. 우리측이 그 동안 국채 발행을 통해 부담해 온 7억 달러(약 8,400억원)는 고스란히 재정 부담으로 남는다. 주계약자인 한국전력 관계자는 "사업이 중단되면 '한국형' 모델 경수로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 경수로 사업은 현재 공사 진척도가 25% 정도로, 당초 목표보다 5년 늦은 2008년께나 완공될 전망이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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