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으면서 4분기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온 순익 감소세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증권은 최근 시가총액 500억원 이상인 상장·등록기업 97개사의 4분기 실적을 추정한 결과, 매출은 3분기보다 4.7% 늘어나는 반면 순이익은 10.8%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이른바 '빅 6'의 경우, 삼성전자·POSCO는 실적 호전세가 지속되지만, SK텔레콤·국민은행·현대자동차·LG전자 등의 순이익은 3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동원증권 조홍래 부사장은 "4분기 들어 가계대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소비가 위축돼 기업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내수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하진 않고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어 4분기가 경기 바닥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삼성전자·POSCO '맑음'
동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순이익이 3분기보다 7% 늘어난 1조8,03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폰 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다 11월초 반도체 D램 가격의 강세로 4분기 평균 반도체 가격이 3분기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5.5% 늘어난 40조6,285억원, 순이익은 149.5% 증가한 7조3,5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처음 40조원 매출 시대를 여는 셈이다.
POSCO 역시 4분기 순이익이 3분기(3,778억원)를 뛰어넘는 4,02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15일 POSCO가 냉연·도금강판 수출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연간 400억∼600억원의 추가 이익 증가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윤식 연구원은 "POSCO가 내년 1분기 냉연·도금강판 수출가격을 톤 당 20∼30달러 인상했다"며 "냉연·도금강판은 POSCO 수출물량의 56%를 차지, 내년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은행·SK텔레콤 '흐림'
국민은행은 신용카드 연체율 증가에 따른 충당금 추가적립 부담으로 4분기 순이익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현대증권 조병문 연구원은 "국민은행은 4분기에 신용카드 부문의 대손충당금 2,400억원, 금융감독원의 대손충당금 적립률 강화에 따른 590억원 등 총 6,770원의 비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전순이익 추정치가 8,300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국민은행의 4분기 세전순이익과 당기순이익은 '0'에 가깝거나 적자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민은행 실적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SK텔레콤의 4분기 순이익도 과잉투자, 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전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SK텔레콤의 4분기 순이익이 3분기 대비 24% 가량 줄어든 3,37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번 달 중 KT와의 주식 맞교환이 성사되면 통신시장의 환경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우세하다.
동원증권은 현대자동차의 4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2,122억원으로, 3분기는 물론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도 15%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전망도 좋지 않다. 메리츠증권은 현대차의 내년 순이익 증가율을 올해(24.3%)보다 크게 감소한 3.4%로 예상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