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휴대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휴대폰

입력
2002.12.16 00:00
0 0

호주 시드니시 북동쪽에 노퍽섬이 있다. 호주령으로, 남태평양에 있는 외로운 섬이다. 이 섬 주민들은 8월 주민투표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호주 정부가 제안한 수백만달러 규모의 이동 통신망 설치 제의를 찬성 356표, 반대 607표로 부결시켰다. 이 섬에 깔려 있는 2,400여대의 유선전화와 바다 밑에 설치돼 있는 광케이블을 통해 연결된 인터넷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조용하게 살겠다는 것이다.■ 그로 하를렘 브룬틀란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7월부터 자신의 사무실에서 휴대폰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내 사무실에 들어오는 사람은 두통거리를 주지 말기 바랍니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브룬틀란트 총장은 "휴대폰의 전자파가 나에게 두통을 일으킨다"며 "나는 휴대폰을 갖고 있지 않으며 제네바 본부 사무실에서도 사용을 금지시켰다"고 말했다. 또 "자녀들에게도 휴대폰을 장시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전자파가 어떤 피해를 가져올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소주 한 병을 먹고 핸들을 잡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도 있지만, 미국 하버드대학 위험분석센터는 자동차에서 전화함으로써 얻는 경제적 가치가 사고 및 손실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사고 발생시의 인명 피해와 의료비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운전 중 휴대폰 사용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미국의 경우 연 430억달러에 이르며 이는 휴대폰 사용이 가져다 주는 이익과 거의 같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 이익이라는 것은 생산성 제고와 신속한 범죄 및 사고 신고, 사생활 보호 등이다.

■ 정보통신부는 얼마 전 공연장 극장 도서관 등에서 울리는 휴대폰 벨 소리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이들 장소에 아예 휴대폰 연결 차단 장치를 설치하게 해 달라는 시민단체 등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기통신의 소통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한 전기통신사업법에 위반되며, 헌법에서 보장하는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휴대폰이 필수 휴대 품목이 된 세상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이 얼마나 예의를 지키고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때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